-
“북한에도 어린이날은 있는데 여기(한국)처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학교 갔다 와서 친구들과 제기차기, 줄넘기, 돌치기하고 노는 게 다에요.”
경기도에 사는 김진영(12.가명.초등 5년)양은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인 탈북 새터민 어린이다. 여동생(10)과 함께 부모를 따라 지난해 12월 탈북해 남한에 정착했다.
남한에 정착하고 5일 첫 번째 어린이날을 맞는다.
“북한에서는 어린이날이 명절이 아니에요. 남한처럼 선물을 주지 않아요. 어머니가 특별히 집에서 떡이나 맛있는 거 해주시거나 삼촌 집이나 할아버지 집에 가서 놀아요.”
어린이 날이라고 관청에서 아이들에게 과자나 쌀 등을 배급하는 일은 없고 평범하게 보냈다고 했다.진영 양의 기억 속에는 이렇게 보냈던 고향의 어린이 날 풍경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북한에서는 다른 날과 다르지 않았는데 남한에서 어린이날은 설레고 기대 되요.”
어린이날을 앞둔 학교 친구들이 놀이공원에 놀러간다고 하거나 어떤 선물을 받기로 했다는 말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남한에 온 뒤 한 번은 교회에서, 한번은 부모와 같이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에 가봤다는 진영 양은 이번 어린이날에 놀이공원에 놀러가고 싶다고 했다.
진영 양은 “학교 친구들이 갖고 있는 게임기를 보고 사달라고 말했었는데 엄마가 '지금은 돈이 없으니까 돈 벌어서 사주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다시 사달라고 말해 보겠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3주일 전부터 방과 후 수업으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해 아직 검색하는 것도 잘 못하지만 잘 배워서 게임도 하고 공부도 컴퓨터로 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콩 찧어 떡 해먹고 강냉이와 흰쌀 섞인 밥을 먹었는데, 이번(어린이 날)에는 놀이공원에서 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선물도 받고 싶다.”
진영 양이 어린이다운 말로 주위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