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 지하화·차선 확대..북신문 복원
  • 일제강점기 때 인위적으로 끊긴 창경궁과 종묘가 80년만에 녹지로 연결된다.

    서울시는 일제가 1931년 민족혼 말살정책에 따라 창경궁과 종묘를 끊어놓기 위해 연장 개설한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고궁 녹지를 조성하는 공사를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율곡로는 경복궁과 창덕궁을 잇는 길로, 당시에는 동십자각에서 창덕궁 돈화문까지만 뻗어 있었으나 일제가 임금이 사는 궁궐과 역대 임금ㆍ왕비의 위패가 모셔진 종묘를 갈라 놓기 위해 그 사이에 도로를 만들었다.

    서울시는 이번 공사를 통해 창덕궁 돈화문과 원남동 사거리 사이의 300m 구간을 지하화 하고 율곡로 800m 구간의 폭을 왕복 4차로에서 6차로로 넓힐 방침이다.

  • ▲ 2일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녹지화 공사 기공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2일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녹지화 공사 기공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도심의 동서를 잇는 율곡로는 하루평균 약 8만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으나 차로가 좁아 상습적인 교통체증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시는 아울러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있었던 고궁 담장을 1931년 발간된 조선고적도보를 근거로 해 480m 구간에 걸쳐 되살리기로 했다.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한 북신문도 문헌상 가장 유사한 것으로 판명된 창경궁 월근문을 참고해 복원하기로 했다.

    녹지에는 창경궁에 있는 참나무류와 귀롱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을 심을 계획이다.

    시는 이와함께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월대를 본래 높이로 복원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이번 사업이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이 지역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