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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파네타 신임 미국 국방장관 내정자는 `정치력을 겸비한 예산통'이다.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 등 2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태에서 취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장관 때와는 달리 후임 장관의 최우선 과제는 `국방예산 절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향후 12년간 4조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청사진을 최근 밝히고, 안보분야 지출에서 10분의 1인 4천억달러를 감축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파네타의 후임 국방장관 지명 가능성이 높게 관측돼 왔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취임한 파네타는 지난 2년여간 게이츠 국방,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분야의 3두마차 역할을 해왔다.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샌타클라라 대학과 이 대학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후 공화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인 1971년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이후 1977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내리 9선에 성공했으며, 하원 예산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3년 예산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정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파네타의 공로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후 1994년 초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돼 3년간 대통령의 막후에서 상당한 파워를 행사하는 `실세' 비서실장도 지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파네타보다 펜실베이니아가(街) 양쪽 끝(의회와 백악관을 의미)을 더 잘 아는 인물은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정보관련 부서에서 일해 본 경험은 전무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초대 CIA국장직을 무난히 수행했다. 정보기관들 내에서 그는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너무 정치적이었던 정보기관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는 등의 긍정적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2개의 전쟁 수행과 함께 리비아사태 개입 등으로 국방분야가 숨돌릴틈 없는 상황에서 4천억달러라는 막대한 지출을 줄여야 하는 파네타의 앞길에 놓인 난제도 적지 않다.
한편 파네타의 취임으로 한미관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는 지난 2년여간 CIA국장을 지내면서 한미 정보당국간 긴밀한 공조에도 앞장서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CIA국장 당시 청문회에서 `북한이 지난 2006년 핵무기(nuclear weapon)를 폭발시켰다'며 북한의 핵무기 폭발실험을 공식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언급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워싱턴=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