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주부가 아들과 함께 괴한에게 납치됐다는 자작극을 벌여 서울 경찰이 비상대기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소아과 병원에 간다며 집을 나선 이모(33.여)씨가 아들(6)과 함께 괴한에게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씨의 남편 심모(37)씨는 이날 오후 6시54분께 이씨한테서 '납치됐으니 1억5천만원을 몸값으로 보내야 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가 서울 을지로 입구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발신된 것을 확인,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모든 경찰서의 형사·강력계와 지구대, 파출소 인원을 비상대기시켰다.

    경찰은 을지로 입구 인근 지역을 탐문한 끝에 결국 이날 오후 11시5분께 한 호텔 객실에서 잠자고 있던 이씨 모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돈이 필요해 스스로 범행을 꾸몄으며, 용의차량으로 신고된 은색 그랜저 승용차도 이씨 소유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아이를 보호하기에도 정신이 없을텐데 돈을 보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 의심이 가는 구석이 많았지만 혹시 몰라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며 자작극으로 밝혀진 점에 허탈함을 표시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사건을 종료하고 경기 일산경찰서로 이씨의 신병을 인계했으며, 경찰은 이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일산서 관계자는 "심씨가 부인의 자작극임을 알고 신고했다면 허위신고로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