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교우회 신임 회장 최종후보로 선출된 구천서(61ㆍ경제학과 70학번) 한반도미래재단 이사장의 회장 인준을 앞두고 교우회 내부에서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교우회 인사들에 따르면 정희용(64학번) 공과대 교우회장 등 이 학교 7개 단과대 교우회장들은 전날 구 이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기소된 상태에서 신임 교우회장으로 취임한다면 법적 문제가 끝날 때까지는 신임 회장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7명의 단과대 교우회장은 "검찰 기소는 구 교우에게도 억울한 일이겠지만 고대 교우 입장에서는 전임 회장(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구속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구 교우 임기 중 불상사가 또 일어나면 교우회 역사에 큰 오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구 이사장에게 27일 정오까지 자진사퇴 여부를 교우회 측에 서면 통보해달라면서 "통보가 없으면 요구가 묵살된 것으로 알고 신임 회장 취임 후에도 법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교우회 일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기택 `4월 혁명고대' 회장과 일부 기수별 교우회장, 고려대 출신 민주화 인사로 이뤄진 `민주동우회' 등도 같은 날 `고려대학교 교우회 바로세우기운동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구천서 교우는 법적ㆍ도덕적으로 전혀 우리의 상징이나 얼굴이 될 수 없다"며 구 이사장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구 교우는 200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성추문을 일으키며 낙선했고 2003년 태권도협회장 선거에서도 폭력배를 동원해 선거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라며 "구 교우가 자성하지 않고 사퇴를 거부한다면 총력을 기울여 그의 인준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이사장은 지난 14일 고려대 교우회장 최종후보로 선출됐으며 오는 28일 교우회 정기총회에서 인준을 거치면 제30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그러나 후보 선출 과정에서 후보들 간 잡음이 일었고, 최근에는 구 이사장이 보안경비업체 시큐리티코리아의 상장폐지와 관련해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교우회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구 이사장은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올 수 있으나 그들이 교우회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며 "나에게 정말 결함이 있다면 28일 정기총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