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앞두고 친박계 잇단 회동…왜?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최근 재보선을 앞두고 연이어 오찬회동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친박계 초선 의원 10여명은 25일 낮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과 오찬을 함께 했다. 서 최고위원이 이들에게 한 턱 내는 성격이었다. 서 최고는 지난주에도 친박계 재선의원 5~6명에게 최고위원 턱을 냈다.

이에 정가에서는 친박계 의원들의 회동이 잇따르는 것을 두고 재보선 이후를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초선 모임에서는 자연스럽게 4.27 재보선이 화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내달 2일로 예정된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박계의 지지 후보에 관한 의견이 오갔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 참석자는 “원내대표 선거에 친박계 후보가 없는 만큼 선거 얘기는 없었다”면서 “재보선이 어려우니 선거를 열심히 돕자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도 “재보선 공천과정에서 표출된 잡음, 당이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모습 등을 두고 비판이 나왔던만큼 선거 이후 어떤 식으로 분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친박계 의원들의 회동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최근 한나라당 비주류 대표 인사인 홍준표 최고위원과 서 최고위원도 연이어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4.27 재보선을 이틀 앞두고 서 최고위원이 홍 최고위원의 사무실을 급하게 방문하는 등 최근 들어 두 의원간의 회동이 잦아졌다는 것.

이 관계자는 "(두 최고위원은) 재보선 이후 당 체제 정비 및 변화,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한 친이계의 움직임, 원내대표 경선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로 당 내부 일부 세력들이 지도 체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서병수 최고위원이 연일 친박계 의원들과 모임을 갖는 것도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세몰이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천타천으로 차기 당대표 물망에 오른 김무성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친박계 상당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밀착해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다”며 “김 원내대표보단 홍준표 최고위원이 당의 얼굴로 나서는 것이 박 전 대표의 대선 구도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친박계 의원들과 홍준표 최고위원이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