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일정 막바지에 국내 현안 언급할 지 주목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27 재보선 패배로 벼랑 끝에 내몰린 여권에 구원투수로 등판할지를 두고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재보선 이튿날인 28일부터 이명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9박 11일간 유럽 3개국 순방에 들어갔다.

    측근들까지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유럽행에 오른 만큼 국내 현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번엔 달랐다. 출국 직전 재보선 결과에 대한 공동책임을 통감했고 당내 역할에 대한 여지도 열어뒀다. 정치권이 박근혜 역할론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근혜 역할론’의 핵심은 박 전 대표가 2012년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정치무대의 전면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복귀할지와 직결돼 있다.

    실제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환경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임기 말이 다가온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협력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다.

  • ▲ 4ㆍ27 재ㆍ보궐선거 패배후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터져 나온 가운데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30일 한.네덜란드 수교 50주년 식수를 하려고 방문한 튤립공원인 꾀껀호프 행사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 4ㆍ27 재ㆍ보궐선거 패배후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터져 나온 가운데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30일 한.네덜란드 수교 50주년 식수를 하려고 방문한 튤립공원인 꾀껀호프 행사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패배를 거울삼아 선제적으로 움직이자는 친박계 요구가 박 전 대표를 압박할 수 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대선 15개월 전인 2006년 9월14일 여의도에 사무실을 오픈하고 10월1일 경선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총선을 박 전 대표 체제로 치를 것이라면 더이상 미루지 말고 이번에 자연스럽게 등장해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막상 대권 행보를 조기에 가동했을 때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대선까지 1년8개월이라는 마라톤 경선을 치러야 한다. 특히, 국민에게 식상감을 주거나 야당의 집중공세 속에 ‘흡집’이 날 경우 괜한 상처를 입게될 수 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박근혜 체제’로 간다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이계 주류가 진정성을 갖고 대권에 협조할 수도 있겠지만, 그 반대라면 ‘흔들기’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친이계가 반발할 경우, 세종시 정국처럼 계파대립 회오리에 휘말릴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오히려 당의 이미지가 나빠질 위험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유럽 순방 중 국내의 정치현안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향후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모종의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8일 귀국에 즈음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