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의 첫나들이' 릴레이 공연∙∙∙ “흥분된다”
  • ▲ 윤복희 ⓒ 추진혁 기자
    ▲ 윤복희 ⓒ 추진혁 기자

    윤복희가 데뷔 60년을 맞아 첫 개인 콘서트를 열게 된 소감을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윤복희는 "무대 환갑을 맞아 처음으로 개인 콘서트를 하게 됐다. 그 동안 누군가는 저를 인정해줬기 때문에 60년 동안 쉬지 않고 활동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녀는 60주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서는 "한 거 없이 오래했다. 쉬지 않고 일은 했지만 소감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데뷔 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나. 60년 동안 했던 뮤지컬, 연극, 노래 작업이 모두 특수하다. 다 특별하고 애착이 간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윤복희. 그녀는 5살의 어린 나이로 인기 코미디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처음 악극단 무대에 섰다. 이 후 재즈스타인 루이 암스트롱의 모창으로 유명해져 루이암스트롱의 내한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윤복희는 루이암스트롱의 권유로 미국에서의 음악 생활을 시작,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벌인 1세대 월드스타다.

    또 국내 미니스커트 신드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967년 1월 발매된 윤복희의 데뷔 음반자켓은 미니스커트 사진으로 구성돼 당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1979년 서울 국제가요제 대상을 받았던 '여러분을 비롯, '노래하는 곳에', '친구야' 등 명곡들이 있다. 그녀의 첫 뮤지컬 작품은 1952년 아버지가 연출한 '크리스마스'라는 가무극. 이후 1976년 당시 뮤지컬 극장인 현대극장에 들어가 뮤지컬의 효시가 됐던 빠담빠담의 주인공 디트피아프 역을 맡았다. 지저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피터팬 등 뮤지컬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이번 공연은 서울(일정 협의 중), 대전(4월 30일), 청주(5월 14일), 부산(5월 28일), 대구(6월 4일)순으로 릴레이로 열린다.

  • ▲ 왼쪽부터 김영배, 윤복희, 이영식씨 ⓒ 추진혁 기자
    ▲ 왼쪽부터 김영배, 윤복희, 이영식씨 ⓒ 추진혁 기자

    다음은 윤복희 기자회견 전문.

    질문 : 60주년 콘서트를 열게 된 소감은

    윤복희 : 여러분들께 사과가 조금 늦었다. 별 볼일 없는 저인데 환갑이다 보니 여러분들이 찾아와 주 신것 같다. 감사하다. 한 거 없이 오래했다. 쉬지 않고 일은 했지만 소감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그렇다. 좀 그렇다.

    질문 : 실시간 검색어 1등 올랐다. (남진을) 이용했다는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윤복희 : 물어보니 대답을 한 것이다. 어제 TV에 나간 걸 오늘 말하고 싶지 않다. 오늘은 제 공연에 대한 것만 질문해 달라. 무릎팍도사 편집팀이 대단하다. 6시간 인터뷰한 걸 어떻게 한 시간으로 편집했는지. 재미있었다.

    질문 : 무대 위에서 환갑이 되셨는데 가장 인상 깊고 즐거웠던 기억은

    윤복희 : 모든 손가락 깨물면 다 아프다. 60년 동안 작업한 작품들은 제게 다 특수하다. 다 애착이 간다. 이거는 좀 부족했구나라는 생각은 있지만 모든 작품이 다 중요하다.

    질문 :  60주년 공연에 응하게 된 동기는

    윤복희 : 개인콘서트를 안했었다. 뮤지컬만 했었다. 리사이틀 할 정도로 가창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공연을 안했었다. 그동안 매니저도 없고 기획사도 없고 연줄도 없었다. 아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는 저를 인정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너무나 고맙다.

    그런 뜻에서 이 공연을 응하게 됐다. 모든 장르들을 접하다 보니 수 십년 동안 같이 했었던 옆에 계신 이정식 씨에게 부탁을 했다. 이에 흔쾌히 응해 주셨다.

    옆에 김영배씨는 35년간 뮤지컬 CCM 가스펠 등 반주를 하셨던 분이다. '여러분'을 부를 때도 제 연주를 해주셨다. 음악적인 재즈나 팝 같은 부분을 담당한 분은 이정식씨다. 일단 저희들이 엔조이해야 보고 들으시는 분들도 엔조이 할 것이다. 포근하고 흥분된다.

    질문 : 뮤지컬 역할로 혹시 무대를 꾸밀 계획은 없는지

    윤복희 : 80여 편 뮤지컬을 해왔다. 많은 분들이 이런 뮤지컬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레미제라블, 빠담빠담 등 다는 못하지만 몇 가지를 압축해서 보여드릴 것이다. 드라마와 뮤지컬이 혼합된 무대를 말이다.

    질문 : 춤을 혹시 연습하시는지.

    윤복희 : 제가 춤추는 건 별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만 뮤지컬에서 움직이는 자체가 춤이다. 동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그게 세 가지 요소를 갖고 있는 게 뮤지컬이다. 이번에는 재즈틱한 뮤지컬은 아니다.

    질문 : 미니스커트로 당시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었는데, 무대 위에서는 이런 끼가 발산 된 것 같다. 윤복희에게 무대란?

    윤복희 : 안방 보다 조금 더 편한 곳이다. 어떤 빌딩에 가도 여기가 무대라고 생각되면 잠자는 방보다 더 편하다. 당시 미니스커트 같은 것은 당시 제가 미국에서 활동할 때였기 때문에 떠났을 때가 10대였고 잠깐 들어왔을 때가 20대 초반이었다. 오빠를 찾아보고 들어가는 중이었는데 요즘도 마찬가지 아닌가? 재미있게 입고 싶었고 그 나이 때는 다 그랬을 것이다.

    질문 : 혹시 무대가 족쇄 역할을 하진 않았는지

    윤복희 : 전 4~5살부터 무대에 섰다. 항상 여관이나 호텔이나 머물렀고 어른들 틈에서 자라왔다. 당시 제 나이 배우는 저 밖에 없었다. 성년이후 크리스천이 되고 난 다음엔 어린이로 살았다. 어렸을 때는 내려오고 싶었다. 하고 싶지 않았고 하기 싫었다. 할 수 없이 했다. 크리스찬이 된 이후엔 위에 계신 높은 분이 저에게 달란트를 주셨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어린이 뮤지컬을 처음 시도했다. 79년도부터 1987~1998년까지 피터팬을 했다. 많은 어린이들을 만났고 이들을 통해서 나이가 들면서 거꾸로 그 친구들과 함께 어린 성장기를 보냈다. 그래서 굉장히 행복했다.

    질문 : 항상 첨단의 음악을 해왔던 비결이 있었다면

    윤복희: 어릴 적부터 뮤지컬을 들어왔고 저한테는 그게 평소 듣는 음악이었다. 재즈가 저한테는 그런 편한 곡이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오빠가(윤항기)가 공연하는 게 어떤 곡이었는지는 잘 모른다.

    질문 : 이번 공연에 어떤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느냐

    윤복희 : 피터팬의 네버랜드 어린이들이 많이 오실 것 같다. 지금은 이들이 마흔 초반 중반의 사회인들이 다 돼 있다. 페이스북 친구들 약 8000명 되는데 다 그 당시 네버랜드를 관람했던 분들이다. 과거 뮤지컬을 즐겨봤던 팬들이 많이 오실 것 같다.

    질문 : 뮤지컬 배우들에게 신적인 존재로 여겨왔다. 이번에도 후배들이 함께 하는지

    윤복희 : 최정원, 남경주, 허준호 등이 앙상블로 나와서 하고 싶다고 말을 했는데 겨울에 공연을 할 때는 이들을 위해 넘버를 마련해야 될 것 같다.

    질문 : 이번 뮤지컬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건가

    윤복희 : 저는 매년 같은 소리로 노래를 못 한다. 오히려 같은 스타일로 부르는 게 더욱 신기하다. 저는 그걸 못한다. 그래서 제가 가수를 못한 것 같다. 옷은 떨어진 것도 입는다. 편하면 계속 입게 된다. 그러나 무대에서 음악을 접하고 자꾸만 하면할수록 발견되는 게 있다. 성숙되어 가는 느낌? 어제 공연과는 또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내가 왜 이걸 몰랐었지? 하고 새로운 것을 자꾸 집어넣게 된다. 그래서 달라지는 것이다.

    질문 : 전성기가 언제였는지

    윤복희 : 저의 전성기는 지금 같다. 건방진 대답 같지만 그동안 수십년 동안 뮤지컬을 할 때도 공연을 시작할 때 거의 인터뷰를 안했었다. 그냥 공연에만 신경을 썼다. 이번에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 느낌에 제가 '여러분'이라는 곡을 한 30년 했다. 그 노래에 발성과 호흡을 완벽하게 내가 만들어놓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엔 조금 노래를 맛을 느끼게 노래를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은 게 10년 전이다. 최근엔 또 다른 느낌을 받고 있다. 이젠 음악의 맛을 조금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이것은 이렇게 표현해야겠다는 것을 제가 알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을 알고 지금이 바로 전성기 아닌가 생각이 된다.

    질문 : 평소 체력 관리는?

    윤복희 : 깊이 잠이 안 오면 라면 하나 끓여먹고 식곤증에 푹 잔다. 아침에 일어나서 냉수부터 마신다. 저 굉장히 게을러서 관리를 잘 못한다. 그냥 먹고 자는 것 밖에 없다. 대신 커피나 콜라, 아이스크림 같은 건 잘 못 먹는다. 청양고추를 달고 산다. 김치에도 청양고추를 넣을 정도다.

    이하는 이정식씨와 김영배씨의 소감.

    이정식 : 일단 선생님과 같이 공연을 하게 돼 영광이다. 윤복희 선생님 히스토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릴 때 워커힐에서 루이 암스트롱과 조우가 있었다. 루이 암스트롱이 미국에 윤 선생님을 데려가 딸로 키웠다. 전설 같은 분들과 많은 공연을 해왔다. 저희들은 꿈에서나 가능할 무대에 많이 서셨다. 우리나라에선 독보적인 분이시다. 그런 윤선생님과 함께 해 영광이다. 리허설 할 때도 항상 당신의 곡을 부를 때에도 항상 다르게 하신다. 재밌었다. 바꿔서 해 보자는 말씀을 하신다. '역시 재즈맨이시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공연이 너무 너무 기대된다.

    김영배 : 1976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스테이지를 해왔겠느냐. 윤복희는 제가 만나 본 아티스트 중에서 정말 훌륭한 예술인이었다. 언제나 선생님이고 또 표준 같은 존재다. 장르 같은 걸 떠나서 여태껏 많은 감동을 주신분이다. 1996년에 빠담빠담  뮤지컬 음악 감독을 하고 미국으로 갔는데 이번에도 이 뮤지컬 넘버들을 또 보여드릴 것이다.      <취재 : 박모금·조광형 기자 / 사진 : 추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