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근무 등으로 1개월만에 8명 정직처분
  • 미국 공항에서 관제사의 `졸음사고'가 잇따르면서 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한 관제사가 근무 중 영화를 감상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1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인근 오벌린 관제센터에서 한 직원이 근무 중에 DVD플레이어로 영화를 본 것으로 드러나 정직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관제사는 지난 17일 오전 관제센터에서 새뮤얼 잭슨 주연의 범죄스릴러 영화 `클리너(Cleaner)'를 감상하던 도중 무심코 마이크를 켰고, 주변 상공을 비행하던 공군 파일럿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영화음악을 듣고 신고해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벌린 관제센터는 항공기의 고도를 제어하는 레이더 기지여서 이날 근무태만으로 자칫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FAA는 이 관제사와 함께 관제센터 관리자 1명에 대해서도 관리부실 책임을 물어 정직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FAA가 근무태만으로 정직 조치한 관제사와 관리자는 지난달말 이후 약 1개월만에 8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마이애미 공항에서 관제사가 새벽근무을 하던 중 잠이 들어 정직처분을 받았으며, 지난달 23일에는 워싱턴 D.C.에 있는 로널드레이건 공항의 관제사가 심야에 조는 바람에 항공기 2대가 관제탑의 유도없이 착륙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랜디 배빗 FAA 청장은 최근 관제담당 책임자를 전격 경질하는 한편 관제사들의 휴식 시간을 1시간 늘리기로 하는 등 관제시스템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