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라울과 당 대회 폐막식에 첫 모습당 공식행사 참석 마지막 될 듯
  • 쿠바의 혁명 영웅이자 50년 가까이 국가 최고자리에 앉아 막강 권력을 행사했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19일 당에 고별인사를 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피델 카스트로는 이날 당 대회 폐막식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나타내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의장 옆에서 1천여명의 당 위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가 공식 석상에 함께 모습을 나타낸 것은 2006년 형 피델이 동생 라울에게 의장직을 넘긴 이후 처음이다.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당 대회에 참석한 피델 카스트로는 노환 때문인지 경호원의 부축을 받는 등 연약해보였지만 라울과 종종 말을 나누고, 좌중의 박수를 받을 때는 자신도 함께 박수를 치는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피델 카스트로는 1965년 당을 세운 뒤 줄곧 당 제1서기직을 맡아왔지만, 이날 라울 카스트로가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그는 이제는 당을 떠난 몸이 됐다.

    당 대회 폐막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은 자리에 있던 많은 당 위원들이 부축을 받으며 몸을 옮기는 피델 카스트로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5년 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내놓으며 제1서기직도 이미 사퇴했다고 밝혔지만 14년 만에 열린 당 대회에서 동생의 서기직 승계를 바라보며 지지를 보낸 이날이야말로 당내 1인자의 마지막 시간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관영 언론인 '그란마'에 '피델의 성찰'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오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는 앞으로도 당이나 국가 정책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뒤에서 조언을 하는 원로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