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 1인 소환, 긴급현안질의 ‘초유의 일’의원들 반말‧고성 ‘질타’에도…“관행이 있어서” 변명
  • 해외출장을 이유로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했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나홀로 국회에 출석,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국회가 국무위원 1명만 따로 불러 긴급현안질의를 갖는 것은 초유의 일로 최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및 여야 원내대표와 협의도 거치지 않고 해외로 출국,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불참하자 여야는 합의로 ‘호출’을 결의했다. 최 장관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도 해외출장을 이유로 차관을 대리출석 시켰다.

  • ▲ "혼자 왔습니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 긴급현안 질의에 참석했다. ⓒ 연합뉴스
    ▲ "혼자 왔습니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 긴급현안 질의에 참석했다. ⓒ 연합뉴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출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가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장관이 출석하지 않은 것은 국회를 경시하는 것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거듭 비판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8일 최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가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해당 부처 장관이 대정부 질문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국회 경시이고 국민에 대해 예의가 아니”라며 거듭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긴급현안질의에 앞서 “최 장관의 안하무인적인 국회무시, 국회경시 태도에 대해서 따끔한 질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의원들의 전의를 북돋웠다.

    '최중경 길들이기'에는 노영민 민주당 의원이 총대를 멨다. 노 의원은 최 장관에 “자신의 별명이 최틀러인 사실을 아느냐. 즐기는 것 아느냐”면서 “정부와 청와대 일각에서 국회를 무시하는 장관에 대해 칭찬하고 소신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냐”고 질책했다.

    노 의원은 “장관이 참석한 국제회의에는 총 23개국이 참가했는데 장관이 11명, 나머지는 차관이 참석했다”면서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총구를 겨눴다.

    이에 최 장관이 “국회를 무시한 적 없다. 제가 설명이 부족했다”고 사과하면서도 “중요한 국제회의에 참석할 때 양해해주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라면서 되레 이해해 주지 않아 섭섭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최 장관의 ‘뻣뻣한’ 태도에 의원석에서는 “2월에 나갈 때도 아무 소리 안하고 갔잖아” “취임 이후 민주당에 인사 한 번 안왔다” 등 반말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최 장관은 이날 의원들의 지적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물러서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의원들의 질의에 ‘뭐라 답변하기 애매하다’, ‘제가 말한 뜻은’, ‘듣기가 거북하다’ 등의 발언을 자주 사용했다.

    아울러 최 장관은 한글 어법까지 지적받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정의화 부의장은 “최 장관이 답변 과정에서 계속 ‘저희나라’라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맞는 표현”이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도 “국회를 경시하는 것은 국민을 경시하는 것”이라며 “장관이 국회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 ▲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