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후원금 문제 등으로 여론의 도마 위로“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극복할 수 있을 것”
  • 최근 경기도청 수뇌부들의 촉각이 바짝 섰다. 예민하다 못해 날이 선 듯한 기분이다. 차기 대권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김문수 경기지사가 최근 후원금 쪼개기, 이승만 건국대통령 논란 등으로 입도마에 오른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의 분위기는 “조금 지나치다”는 것이 도청 공직자들과 기자들의 분석이다.

  • ▲ 김문수 경기도지사 ⓒ 자료사진
    ▲ 김문수 경기도지사 ⓒ 자료사진

    14일 경기도청은 대변인 명의의 성명과 보도자료를 2차례에 걸쳐 냈다. 하나는 김 지사의 후원금 쪼개기에 대한 논란에 대한 ‘해명’이었다. “이렇게 억울한 적이 없다”는 말로 시작하는 이 해명자료에는 대권주자 김 지사의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내용을 담았다. 뉴데일리와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이 제기한 ‘김문수 죽이기’ 의혹에 맞장구를 치듯 “나만 계속 실명으로 사진과 함께 나오니까 심각한 명예훼손이고 이미지 타격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오후에는 한 언론이 보도한 기사 내용에 관한 ‘유감’을 표시하는 대변인 성명을 냈다. 김 지사가 일본 대지진에 대해 “한반도를 이렇게 안전하게 해주시는 하느님께 조상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kimmoonsoo1)에 남긴 것을 비판하는 기사에 대해서다.

    김 지사가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언급하며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을 경계하는 이 기사에 대해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에 대한 악의적 보도를 중단하라”고 맞받아쳤다. 김용삼 대변인은 “김 지사의 애도와 구조 활동 노력을 외면한 채 일부 트위터 내용을 발췌해 네티즌의 의견이라며 구설 운운하는 것은 김 문수 경기도지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적 보도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보도도 아닌 단 한 매체의 기사에 대해 대변인 논평까지 내는 것은 경기도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 견지망월(見指忘月: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이라는 고사 성어까지 동원하며 “공명·정대한 보도를 당부한다”라고 언론 보도에 대한 불신까지 내비쳤다.

    경기도의 이 같은 대응이 이어지면서 기자들은 물론 도청 공직자들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청 A 사무관은 “대선을 1년도 넘게 남겨둔 시점에서 벌써부터 이런 비상상태가 이어진다면 그 업무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닥칠 위기가 더 많을텐데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김 지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김 지사가 겪고 있는 마음고생을 대변하려는 동정론도 있었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 지사가 무상급식, 이승만 대통령 그리고 이번 후원금 문제 등으로 트위터에서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있으며 입에 담기 힘든 욕설까지 듣는 것을 안다”라면서도 “하지만 위기를 극복해야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길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