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이승만, 경자유전 원칙 헌법에 명시""학살 등 이유로 인정 못하나 업적 높이 평가"與 지지층, '이승만 찬양 논란' 이언주 소환"李 대통령, 이언주 지원 사격 … 리박몰이에 일침"
  •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4월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4월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의 농지개혁을 거론하며 "업적만은 높이 평가한다"고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농사짓지 않는 농지에 대한 강제 매각을 지시한 뒤 일각에서는 '공상당이냐'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승만 정부가 제헌헌법에 경자유전(耕者有田·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 보유 가능) 원칙을 명시한 역사를 상기시키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는 최근 '이승만 찬양'으로 극우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연관 짓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친명(친이재명)계인 이 최고위원을 둘러싼 논란 차단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X(엑스·옛 트위터)에 "경자유전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매각 명령하라는 제 지시를 두고 공산당 운운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경자유전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지주의 땅을 강제 취득하여 농민들에게 분배한 이가 이승만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X에 글을 쓰기 하루 전인 24일 국무회의에서 농사짓지 않는 농지에 대한 전수 조사와 강제 매각 명령 등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공산당이냐'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이승만 대통령이 빨갱이 공산주의자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경자유전 원칙은 1948년 제헌헌법에 명문화됐다. 일제 강점기까지 이어진 지주·소작 구조를 해체하고 다수 농민이 토지를 직접 소유·경작하는 자영농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경자유전 원칙에 따른 이승만 정부의 농지 분배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면서 "이승만 대통령을 양민학살 등 여러 이유로 인정할 수 없으면서도 농지 분배를 시행한 업적만은 높이 평가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22년과 2025년 대선 후보 시절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 대통령은 참배를 마친 뒤 "평가는 평가대로 하고 공과(功過)는 공과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24년 10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이언주 최고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24년 10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이언주 최고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이 대통령이 X에 '이승만 발언'을 올리자 이 최고위원을 소환시켰다. 이 대통령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거 대통령이 은근 이언주 지원사격 해준 거 같지 않나" "이언주 '리박몰이' 사상 검증하는 합당파들에게 일침을 가함"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2019년 한 강연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칭송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극우 성향 단체로 통하는 '리박스쿨'과 이 최고위원의 연관 의혹이 터지면서 범여권 내에서도 반발이 일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 최고위원에게 "리박스쿨에서의 활동 반성하는가"라고 물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과거 프리덤칼리지 장학회의 강사 명단에 오른 것과 관련 "프리덤칼리지 장학회는 리박스쿨의 전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해당 단체와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강연이나 강사로 참여한 사실 또한 전혀 없다"며 리박스쿨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최근 이 최고위원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하며 '친명' 정체성을 부각시켰던 점도 눈에 띈다. 이 최고위원은 정 대표 면전에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고 직격하며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 대립에 선봉에 섰다. 합당 논의에 불만을 갖던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뉴이재명'은 이 최고위원을 응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다. 그는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권유로 민주당에 복당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들어와 정계에 입문했으나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국민의힘 등 당적을 옮기며 활동했다. 한때 '문재인 저격수'로 활동한 이 최고위원의 복당을 두고 당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하기도 했다. 

    한편 또다른 친명계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 나와 이 최고위원의 '이승만 찬양' 논란에 대해 "이 최고위원이 과거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있다가 다시 들어온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 대해서 적절하게 언급하고 의견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