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실 증가폭도 36%에 달해
  • 지난해 금융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은행권의 부실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구조조정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가 뼈아팠다. 

    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국내 금융산업의 고정이하여신은 32조8776억원으로 2009년말 24조1762억원에 비해 8조7014억원(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08년말 1.5%, 2009년말 1.6%에 불과했던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지난해 말에는 2.2%로 급등했다.

    금융기관 여신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뉘며 고정이하는 채권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부실채권으로 분리된다.

    특히,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24조4266억원으로 전년 15조9554억원에 비해 8조4712억원(53.1%)이나 증가했다. 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부실채권 규모가 6조564억원에서 6조9169억원으로 8605억원(14.2%) 늘어났다.

    반면 보험사는 1조5004억원에서 9850억원으로, 카드사는 6640억원에서 5491억원으로 각각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은행권은 2009년말 1.2%에서 지난해말 1.9%로 0.7%p 올랐고, 저축은행은 9.3%에서 10.6%로 1.3%p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 부실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부실여신이 증가한데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부동산 PF와 건설업 관련 대출 부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71조8000억원으로 2009년 말 82조4000억원에 비해 10조원 이상 줄었으나 연체율은 6.37%에서 12.84%로 6.47%p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