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휴먼재단, ‘2호 학교’ 준공네팔 대통령 “정부가 할 일 대신해 너무 고맙다”
  •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줘서 너무나 고맙습니다."(네팔 대통령)

    히말라야 8천m급 16개 봉우리를 등정한 엄홍길(50) 대장의 사회공헌재단이 네팔의 오지에 두 번째 학교를 열었다.

    엄홍길휴먼재단은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서북쪽으로 95km 떨어진 트리슐리 지역에서 2번째 어린이 학교를 준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곳은 네팔의 국가산업인 관광업의 수혜를 전혀 받지 못하는 오지로 계단식 밭농사를 주업으로 삼기 때문에 극심한 빈곤과 문명 소외에 시달리는 지역이다.

    재단은 작년 7월부터 한국라이온스클럽 34D지구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재정 지원을 받아 어린이 학교 개교를 추진해왔다.

    험준한 산악 지역이라서 중장비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파견된 현장소장과 현지 주민의 힘으로만 8개월 만에 학교 건물을 완공했다.

    재단 관계자는 "네팔 특유의 장마 기후인 몬순과 험준한 산간 도로 탓에 건축자재와 인력을 조달하기 힘들었으나 '한국 특유의 밀어붙이기'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학교는 타르푸라고 불리는 마을의 언덕에 햇빛이 잘 들도록 정남향으로 지어졌다.

    1천300㎡의 부지에 2층(540㎡) 규모로 지어진 학교 건물은 교실 4개, 컴퓨터실, 도서관, 양호실, 교무실, 마을회관, 화장실, 급수시설, 놀이터 등을 갖췄다.

    양호실과 급수시설은 어린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이날 준공식에서 "땡큐 코리아,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엄홍길 대장은 "대한민국이 가난에서 벗어난 것은 교육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곳 학교에서 네팔 각계각층에서 큰일을 할 수 있는 인재가 양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정 지원의 한 축을 담당했던 라이온스클럽 354D지구는 김홍주 총재와 회원 40여 명이 힘을 모아 염소 220마리를 선물했다.

    엄홍길재단은 학생 180여 명에게 학용품을 전달했다.

    엄 대장과 한국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람 바란 라다부 네팔 대통령을 예방했다.

    라다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할 일을 대신해 줘서 너무나 고맙다"며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 대장은 이에 "히말라야 8천m 16개 봉우리를 등정하는 데 성공했듯이 앞으로 히말라야 오지 16곳에 학교를 건립하는 데 도전하겠다"고 답했다.

    엄홍길재단은 작년에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인 쿰부히말라야지역의 팡보체(해발고도 4천60m)에 학교를 1차로 세운 바 있으며 남은 14개 학교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