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정치 아냐…업무보고서 말 바꾸는 풍토 문제"

  •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공직자들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정치에 너무 물이 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등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1분 전과 1분 뒤의 이야기가 달라지거나,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 말과 뒤에 가서 하는 말이 다른 경우가 있다"며 "특정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하나의 풍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업무보고에서 질타를 받은 뒤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반발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행정은 정치와 다르며, 이 자리는 행정을 하는 곳"이라며 "국민과 대중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2일 업무보고 당시 제기된 외화 밀반출 문제를 언급하며 이 사장의 답변을 사례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공항공사 사장이 처음에는 자기들 업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세관 업무라고 했다"며 "댓글을 보니 관세청과 공항공사가 양해각서(MOU)를 맺어 공항공사가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하더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그 사실을 기사 댓글을 보고 알았다"며 "대중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야권에서 이를 정치공세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제가 정치적 색깔로 누구를 비난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있느냐"며 "유능하다면 어느 쪽 출신이든 상관없이 쓰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또 "대통령이 범죄를 가르쳤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해당 사안은 과거 정부가 보도자료로까지 낸 내용"이라며 "범죄를 쉬쉬하며 기회를 주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논리라면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