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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강을 거듭하며 30학기를 다닌 60대 주부, 국가공인자격증 최다 보유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이 오른 40대 일본인... 올해 방송통신대학교 졸업장을 받는 화제의 인물들이다.
22일 평생학습기관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따르면 올해 유아교육과를 졸업하는 최예순(63) 씨가 이 대학에 입학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의 일이다.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해온 최씨는 어린 학생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가르쳐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대학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보다 좋은 점수를 받자"는 의욕에 재수강을 거듭했고, 결국 30학기를 등록한 끝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됐다.
최씨는 "학원과 학업을 병행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다 보니 공부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교육학과에서 또다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관광학과를 졸업하는 나카무라 이치로(44) 씨의 이력도 독특하다.
관세, 법무, 유선통신, 통역, 행정, 화약취급 등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총 100여 종의 국가공인자격증을 갖고 있다. 세계 최다 국가공인자격증 보유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이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동서대 외국어계열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방송통신대의 인터넷 강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입학했다.
관광학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을 외국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졸업생 중에는 한국 남성과 결혼해 타향에서 새 삶을 시작한 외국여성도 적지 않다.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는 러시아 여성 타티아나(34) 씨는 9년 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그동안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도 키워야 해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뭔가 배우고 싶다는 욕심에 방송통신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중국 조선족 출신의 김경혜(28) 씨는 중어중문학과를, 2003년 중국을 거쳐 입국한 탈북자 출신 조정호(38.가명) 씨는 무역학과를 졸업한다.
학문에 욕심이 많은 우연주(44) 씨는 올해 법학, 영문, 유아교육, 가정, 청소년학과 등 5개 분야에서 학위를 받는다.
이밖에도 78세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는 이성재 씨, 25살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일본학과를 졸업하는 김은하(44) 씨 등이 올해의 이색 졸업자들이다.
우연주 씨, 최예순 씨, 이성재 씨, 김은하 씨는 23일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0년 학위수여식에서 각각 최다학위상, 장기학습상, 최고령상, 장애학우상을 받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