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KTX 탈선 "공무원 정성 모자라지 않았나?""더이상 국민 걱정하지 않도록..." 간곡한 어조로 '부탁'
  • 이명박대통령은 18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회의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정성을 다해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등이 요지다. 이대통령은 '정성'과 '안심'이라는 말을 무려 10번이나 거듭했다.

    이대통령의 말은 국가 공무원들이 정성을 다하지 않아 최근 쓸 데없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구제역 매몰지 상황만이 아니라 KTX 탈선과 원자력발전 중단, 광우병 파동까지 언급한 것을 보면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대책회의에서 형식으로 한 게 아니라 작심하고 말한 듯하다.

    이대통령은 매몰지 사후관리 문제를 꺼내기 전에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먼저 언급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괴담이 돌았고 이를 해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구제역 매몰지 사후 관리 처리에서는 "처음부터 과학적으로 증명을 해서 국민을 이해시켜달라"고 당부했다. "매몰 처분을 할 때 추우니까 막(매몰 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러기에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대통령이 이때 강조한 말이 '정성'이다. 문제를 해결할 기술도 있고 국가 역량도 있다. 그럼 뭐가 남느냐는 것이다. "그건 바로 얼마만큼 정성을 들여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이대통령은 강조했다. 이대통령은 참석 공무원들에게 "그게 제가 여러분에게 부탁하는 부분"이라며 '부탁'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KTX 탈선의 원인도 이대통령은 '정성'에서 찾았다. 세계적인 기술로 만들어 놓고도 철로의 볼트 하나를 조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빚어진 것은 정성을 들이지 않아서라는 얘기다. 원전발전이 중단된 것도 공사 중에 들어간 이물질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이프 안에 드라이버 하나가 들어갔는데 못봤다는 것이다.

    기술도 있고 역량도 있는데 정성이 부족해서 일이 잘못되고 국민이 걱정해서는 안된다는 게 이대통령의 뜻인 것 같다. 매몰지 사후관리에 있어 "국민들이 이 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장관들이 책임지고 해라"라고 말한 대목에서도 이대통령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자 행정안전부 장관인 맹형규 장관이 이대통령의 생각과 의지를 읽고 "직을 걸고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는 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