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전시회, 생생한 北 실상 증언일반 칼 불에 달궈 수술...떡 하나에 동료 죽이기도
  •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에 젊은이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13일에는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현장을 찾아 전시회를 관람하고 행사를 주최한 한동대 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 정광일 씨 등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에 새삼 북한 인권의 비참한 실상을 되새기곤 했다. 전시회는 14일까지 열린다. 

    탈북자들의 증언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정광일 씨의 요덕수용소 체험은 말 그대로 ‘짐승보다도 못한’ 수용자들의 생활을 가슴에 와 닿도록 증언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많은 공감을 주었다.
    북한에서 조선무역회사에 근무했던 정 씨는 중국에서 남한 사람과 접촉한 사실이 문제가 돼 간첩죄로 수용소에 수감됐다.

    정씨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는 수의사가 의사”라고 증언했다.
    수용소에 병원은 있는데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는 없고 수의사가 진료를 한다는 것. 정씨가 보위원에게 “어떻게 수의사가 사람을 치료할 수 있냐”고 묻자 보위원은 “너희는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고 정씨는 소개했다. 또 병원엔 의료기구가 없고, 상처가 생기거나 곪았을 때는 일반 칼을 불에 달궈 사용한다는 것. 외과 수술을 일반 실과 일반 칼을 사용한다고 정씨는 말했다.

    정씨는 또 “이가 너무 아파서 치아를 뽑게 되었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었다”며 “고통을 호소하자 이를 뽑으라고 가져다 준 것은 펜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펜치가 너무 굵어서 아픈 이를 뽑지 못하고 옆의 생니가 뽑혔다고 정씨는 회고했다.
    그는 또 “죽고 나서 더 핍박을 받는 곳이 수용소”라고 증언했다.
    겨울에 죽으면 땅이 얼어서 묻을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나무로 허름한 창고를 만들어 죽은 사람을 쌓아 놓았다가 봄이 되어 땅이 녹기 시작하면 시신들을 옮기는데 시신도 녹고 부패해서 발목을 들면 발목이 빠지고, 머리를 잡으면 머리가 빠진다고 밝혔다.
    정씨는 “할 수 없이 죽은 사람을 삽으로 퍼 웅덩이에 몰아서 묻어 넣는다”며 “그러면 시신들은 막 엉킨 채 삽에 들리고 찍혀서 매장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겨울에는 산에 가서 나무를 베어오게 하는데 전기톱이 없어 도끼로만 한다”며 “나무를 베다가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고 말했다. 추운 겨울에 나무를 베다가 잘못해서 사람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면 즉사한다는 것. 또 “나무를 베고 나서 운반할 땐 눈밭에서 나무를 끌다보면 산이라 경사가 져서 나무가 막 굴러 간다”며 “무거운 나무가 굴러 떨어지면 사람이 나무에 치여 뒤죽박죽 되어 죽는다”고 증언했다.

    그는 “보위원들이 나무를 운반해야할 곳에 옥수수떡을 가져다 놓고 수감자들에게 경쟁을 시키는데 사람들이 앞 다퉈 자기가 벤 나무를 끌고 내려가다 앞사람을 쳐서 죽이기도 한다”며 “나무와 바위에 부딪혀 머리가 박살난 사람도 보았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