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집트 소요사태 분석..."튀니지 경험 아랍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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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도 아니고, 어떤 한 지도자의 모험도 아니며 이 지역을 격동시켜왔던 이스라엘과의 분쟁도 아니다. 고귀한 삶을 향한 내장속 심연의 정서가 이집트와 중동 전역을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묶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존중을 향한 열망, 아랍이 하나의 목소리를 찾고 있다'는 이집트 소요 사태 분석 기사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존중을 거부당하는 정치적 억압과 최근 식량가격 폭등으로 인한 경제적 곤경이 수많은 아랍인들을 거리로 뛰쳐 나오게 만들고 있으며, 이들이 점차 하나로 묶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알 사피르의 편집장인 탈랄 살만은 최근 컬럼에서 "튀니지의 경험이 이집트를 인도하는 불빛이 될 것이며, 예멘과 수단, 그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아랍 세계 사람들의 등불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심지어 미래에 닥칠 최악의 가능성도 현 상태 보다는 낫다는 점에서 어떤 위험도 불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의 작가이자 전직 정부 고위인사였던 파델 샬락은 "오랜 정치적 좌절을 겪으면서 우리는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이제 아랍 세계에서 무슨 일인가가 벌어지고 있으며, 집단적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아랍에도 하나의 목소리가 있었다. 중립주의.비동맹주의 외교정책을 추진했던 이집트의 카리스마적 독재자 가멜 압델 나세르의 라디오 방송국이었다. 이 방송은 웅변적이고 선동적이었으며 움 쿨트훔 이라는 이집트 출신 소프라노 가수의 노래로 유명했다.
그러나 지금 유럽은 알자지라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묶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판적이고 도발적이었던 알자지라는 연일 튀니지와 이집트 시위 상황을 현장 중계하고 있으며 때로는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가세해 공통 언어를 쓰는 서로 다른 장소의 사람들을 한데로 묶고 있다.
지난 28일 튀니지의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는 시위대들이 `무바라크 퇴진'을 외쳤고, 한 레바논 신문은 튀니지 행동가의 조언을 이집트 행동가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시위는 밤에 하라. 전자 쇼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비닐 백을 써라. 최루탄 가스를 견디려면 코카콜라에 세수를 하라. 경찰차 앞 유리창에 검은 페인트를 칠해라" 등이다.
베이루트에 살고 있는 한 이집트 여성은 "나도 카이로 시위대에 합류하고 싶다. 이 시위가 정권을 청산시키길 원한다. 시위대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한 단체는 페이스북에 이집트와 튀니지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은 "아랍 세계는 어둠에서 빛을 향해, 독재로부터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랍 세계에서는 독재 정권을 떠받들고 있는 한 축인 미국에 대한 반감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시위 촉발 과정에서는 내부 문제에 일단 시각이 집중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학자는 "만일 아랍 국가들이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국민들은 부패와 독재 통치를 간과했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정권이 빵과 버터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서 국민들이 그들의 정권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요르단의 베테랑 반체제운동가인 라이스 쉬빌라트는 "사람들은 자유를 원하고, 빵을 원하고 부패한 독재자들이 나라를 수탈하지 못하도록 막기를 원한다"면서 "만일 누군가가 우리를 이끌 수 있다면 그가 블라디미르 레닌이라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34년 젊은 나이에 요절한 샤비라는 시인의 시를 언급했다. "만일 어느날 한 사람이 살기를 열망한다면 운명은 그들의 요구에 답할 것이다...그들의 밤은 뿌옇게 밝아올 것이며, 그들을 묶고 있던 사슬은 부수어지고 땅에 떨어질 것이다"
쉬빌라트는 "그가 무덤속에서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