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제1 자선 기업가 천광뱌오(陳光標.43) '장쑤황푸 자원재활용이용 유한공사'(江蘇黃<土+甫>再生資源利用有限公司) 이사장이 대만의 가난한 사람과 저소득가정 등에 27일부터 현금을 뿌리기 시작했다.

    천 이사장은 부인, 아들, 중국 대륙 자선 기업인 등 47명을 이끌고 26일 자정께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에 도착해 타이베이(臺北)시 원산대반점(員山大飯店)에 투숙했으며 27일 중부 신주(新竹)현을 시작으로 30일까지 대만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5억 대만달러(한화 약 200억원)의 현금을 나눠준다.

    그는 27일 오전 호텔을 나설 때 가난한 60대 대만 부인이 돌연 나타나 길을 막고 서서 어려움을 호소하자 현금 1만(한화 약 40만원), 1만, 5만 대만달러가 각각 든, 전통적인 붉은 봉투(紅包) 3개를 차례로 이 빈자에게 주었다.

    이 여성은 대만 언론을 통해 천 이사장이 오는 것을 알고 26일 밤부터 한숨도 자지 않고 기다렸다고 말하고 수입은 거의 없는데 눈질환을 앓고 있는 88세 어머니까지 돌보아야 해 어려움이 많다면서 저소득가정 증명서까지 보여주었다.

    그는 뜻밖에 7만 대만달러나 받자 감정적으로 격앙돼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돈을 받아 보기는 평생 처음이다. 어머니에게 사용하겠다"며 울먹였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자선가인 천광뱌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선 행위를 실천하도록 자극하기 위해 다소 시끄럽지만 널리 알려지는 자선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도착 직후 타오위안공항에서 밝혔다.

    그의 말대로 천은 원산대반점에서 사진 기자와 취재 기자들에게 대만 고액 지폐들을 부채처럼 펼쳐 보이고 들어 올려 한참 동안 그 자세를 유지했다.

    공항에서는 '위선가 꺼져라' '방문을 환영한다'는 등 상반된 시위들이 발생했고 시위자들이 충돌해 다소 혼란스러웠으나 경찰이 제지했다.

    신베이(新北)시 등 일부 지방 정부와 제1야당 민진당이 현금 배분 방식에 거부감을 보이자 천광뱌오 일행도 반발을 우려해 다소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천을 제외한 그의 부인, 아들, 다른 기업인들은 이날 고공박물원을 관람하면서 가슴 위에 '대륙 사랑의 기업가, 감사의 여행, 조용한 여행'이라는 하트 모양 표시를 패용해 대만인들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천광뱌오는 대륙에서 출국 전 "이번 방문단을 '감사드리는 팀', 방문을 '감사의 여행'으로 이름지었다. 그 이유는 대만 동포들이 과거에 대륙에서 재앙이 있을 때마다 대륙 동포들을 도와주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천광뱌오는 타이베이에서 27일 정오 때 젊은 남자가 어린 여자 아이를 안고 나타나 저소득가정 증명서를 보여주자 2만대만달러가 든 붉은 봉투를 그 자리에서 주었다.

    그가 27일 오후 중부 신주현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중년 여성이 나타나 장례비가 없다며 도와달라고 외쳤으나 경찰이 제지해 넘어지고 돈도 받지 못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천은 신주현에서는 400만 대만달러(한화 약 1억6천만원)라고 적힌 대형 수표 양식을 신주현부녀연합회 구쑤전(古素珍) 이사장에게 넘겨주었고 이어 구 이사장 등이 315명에게 각각 1만 대만달러가 든 붉은 봉투를 전했고 9개 사회복지단체도 각각 5만∼15만 대만달러씩의 자선금을 받았다.

    천 이사장은 29일 난터우(南投)현, 30일 타오위안현과 화롄(花蓮)현에서 각각 현금 자선 행사를 거행한다. 그러나 자선 방식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타이베이시, 신베이시 등은 현금 분배를 거부했다.

    야당인 민진당은 "천광뱌오가 이 시기에 고자세로 대만으로 와서 '섬으로, 호적으로, 머리로 들어간다'(入島, 入戶, 入腦)라는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의 3입(三入) 통일 전선 술책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천광뱌오는 그러나 이에 대해 "나는 통일전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단지 자선과 환경 보호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면서 "요란하다는 비난도 신경 쓰지 않는다.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괴롭다"고 말했다.

    민진당 예이진(葉宜津) 입법위원은 "천광뱌오가 대만의 존엄을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고, 같은 당의 천팅페이(陳亭妃) 입법위원은 "천이 자선을 하려면 (자선단체, 홍십자회, 기금회 등) 정상적인 채널을 이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 재산 사회 환원을 이미 선언한 천은 대륙에서도 자선 행사 전에 고액 지폐로 벽을 쌓아 올리는 등 널리 선전되는 방식을 취해 논란이 있었으나 대체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거의 모든 자선가들이 조용하고 드러나지 않는 자선 방식을 택하고 있어 1949년 분단 이래 양안 간 문화 격차마저 느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