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팝페라 테너 가수 휘진(본명 권휘진.34)의 콘서트가 열린 26일 오후 일본 도쿄의 기요이(紀尾井)홀.

    노래 16곡을 1,2부로 나눠 부른 공연에서 1부가 끝난 직후 휴식 시간을 이용해 미치코(美智子) 일본 왕비가 콘서트장 2층 객석에 들어서자 1, 2층을 메운 100여명의 관람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미치코 왕비는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 콘서트 주최사인 ㈜콘코르디아의 곤도 유키코(近藤由紀子.61) 사장 겸 프로듀서, 콘서트를 후원한 재일 한국 기업인 최상영(62) 영스틸㈜ 사장 등과 웃으며 인사를 나눈 뒤 곧 재개된 공연에 몰입했다.

    휘진은 이날 일본 왕비에게 노르웨이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롤프 로블란(Rolf Lovland)의 곡에 영어와 한국어로 가사를 붙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일본 동요 '샤본다마(비눗방울)' 등을 들려줬다.

    미치코 왕비는 공연이 끝난 뒤 곧바로 돌아가지 않고 휘진의 대기실에 찾아가 권 대사, 곤도 사장, 최 사장 등과 함께 10여분간 환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미치코 왕비는 "예전에 어느 여성 가수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남자 가수가 이렇게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고 동석했던 최 사장이 전했다.

    미치코 왕비는 또 휘진이 부른 일본 동요 '샤본다마'를 듣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 듯 권 대사에게 "한국에는 어떤 동요가 있느냐"고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치코 왕비는 "한.일간에 예술가의 다양한 교류가 이뤄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음악은 (한.일) 국경을 넘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통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최 사장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