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폭설로 골프장 휴장…제주도도 썰렁
  • 한파와 폭설이 반복되는 올 겨울 전국 골프장의 캐디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골프장 업계에 따르면 평년 같으면 웬만한 혹한에도 눈만 오지 않으면 1주일에 4~5일 개장했으나 지난해 12월초 이후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골프장들의 휴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평년의 경우 제주도와 호남 영남지역의 골프장들은 겨울철에도 휴장일 없이 영업을 했으나 올 겨울에는 전국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덮친 한파와 폭설로 개장한 날이 한 달에 1주일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겨울철에 특수를 누려온 제주도 골프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계속 눈이 내린 데다 온도까지 영하로 떨어져 상당수 골프장이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고지대인 해발 550m 위치한 제주시 아라동 제주컨트리클럽의 경우 계속된 폭설로 1m가 넘는 눈이 쌓여 지난달 15일부터 현재까지 무려 42일째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역시 지대에 있는 아라동 한라산컨트리클럽과 제주시 조천읍 에코랜드골프장도 지난달 중순 이후 현재까지 휴장일이 36∼37일이나 되고, 정상적인 영업을 한 일수는 5∼6일에 지나지 않는다.

    제주시 애월읍 엘리시안골프클럽, 서귀포시 중문동 레이크힐스골프장, 서귀포시 안덕면 클럽나인브릿지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바람에 골프장에서 일하는 4만여명의 캐디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골프장은 어느 정도 손실을 봐도 견딜 수 있지만 캐디피로 생활하는 캐디들은 골프장이 휴장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막혀 살길이 막막하다.

    수도권 골프장의 캐디들은 그렇다고 골프장을 떠날 수도 없어 번 돈을 까먹으며 겨울을 나고 있고 일부 캐디들은 아예 휴가원을 내고 시골 집으로 귀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한 캐디는 “성수기에는 한달에 300만원 이상 벌었는데 올 겨울에는 50만원도 벌기 어렵다”며 “봄 까지 어떻게 버텨낼지 막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