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후진타오와 한국 

     오바마-후진타오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6자 회담, 남북대화의 필요성에 합의했다.
    그러나 김정일은 비핵화에 절대로 응하지 않는다.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말이었다” 운운 하면서 6자 회담에 응할 수는 있어도 그것은 핵폐기 없는 샅바싸움에 불과할 것이다. 그 샅바싸움을 통해 미-북 직접회담과 이른바 ‘평화협정 체결’을 강제하려 할 것이다.  

     남북대화는 안보 문제 아닌 “남쪽은 우리에게 돈과 물자나 대라”는 아젠다만 다루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쪽의 내부를 들쑤시는 통일전선의 대세화(大勢化)만 노릴 것이다.

      미국은 되지도 않을 핵 폐기를 추구하는 나머지 소득 없이 김정일의 한반도 프로젝트만 아젠다화(化) 해주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오바마에겐 부시나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대북한 묘책(妙策)이랄 게 없다. 속수무책으로 중국더러 어떻게 해달라고 조를 뿐이다. 중국은 이것을 알고 느긋하게 배짱을 내미는 형국이다.

    중국은 김정일이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을 즐기고 있다. 중국은 동북 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이 빠지기를 노릴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책은 뭔가? 한 마디로 우리도 우리의 부동(不動)의 대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우리 나름의 한반도 프로젝트를 천명해야 한다. 김정일은 평화협정 체결, 미군철수, 한-미 동맹 폐기, 국가보안법 폐기, 연방제...라는 김정일 식 한반도  프로젝트를 공공연히 천명해 왔다. 한 마디로 우리를 무장해제 시키겠다는 프로젝트다. 말로는 일국양제(一國兩制) 운운 하지지만 실제로는 대한민국 무력화를 위한 노림수일 뿐이다.

      이런 점을 상기한다면 우리 역시 한-미 동맹에 대한 훼손을 거부하면서 북한의 폐쇄적 폭압(暴壓) 체제를 무력화 할 프로젝트를 내세우면 안 되나? 김정일은 우리 체제를 해체시키려는 아젠다를 내세워도 괜찮고, 우리는 김정일 체제를 해체시키려는 아젠다를 내세우면 안 되나? 안 된다면 그런 불공정이 세상에 있을 수 없다. 

     이런 공정성의 기준에서라도 우리는 북한의 선(先) 핵 폐기와 선(先) 대외개방적 시장경제 제도화를 필수적인 아젠다로 채택해야 한다는 것을 천명할 수 없나? 시장 도입 이후의 북한 정세는 시장 세력화 한 북한 주민의 행복 추구권이 가자는 대로 가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서...

      문제는 미국-중국 등 강대국 위주의 한반도 프로젝트와 김정일 위주의 한반도 프로젝트에 대해 대한민국의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강제할 수 있는 우리의 입지(立地)와 지혜와 용기, 그리고 의연함 여부로 귀일한다고 할 수 있다. 

    <류근일 /본사 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