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구제역 덕"..직장인.주부들 황금연휴에 '행복절정'
  • 올 설 연휴를 앞두고 직장인과 며느리들이 요즘 ‘시골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싱글벙글이다.

    구제역 여파로 각 지자체들이 ‘귀향 저지 캠페인’을 벌이면서 고향 부모들도 도시에 나간 자식들에게 올 설에는 내려오지 말라고 당부하는 전화를 해오기 때문이다.

    시골 시어머니로부터 “어멈아 이번엔 올 것 없다. 그냥 서울서 쉬어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한 주부는 “매년 명절만 되면 시댁에 다녀오는 일이 큰 걱정이었는데 올 설에는 두 다리 쭉 뻗고 가족들과 함께 지내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는 한 직장인은 “못 내려가는 대신 명절을 맞아 몇 가지 선물을 보내기로 했다”며 설 연휴를 이용해 가족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바람에 여행업계, 성형외과 등은 ‘구제역 특수’를 맞고 있다.

    법정휴일은 다음달 2일부터 6일까지지만 휴가를 이틀 사용하면 9일까지 쉴 수 있어 해외 여행을 위한 항공권은 벌써 구하기 어려워졌고, 강남 일대 성형외과에는 연휴기간 중 ‘쁘띠 성형’을 하려는 여성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구제역 때문에 시골을 찾지 않아도 된 주부들은 이번 설 연휴가 ‘가장 멋진 새해 선물’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해외 여행은 못 가더라도 가족들이 오붓하게 함께 즐길 수 있는 계획을 짜느라 즐거운 모습들이다.

    해외 항공권 구하기가 어렵자 서울시내 호텔에서 숙박과 식사를 하는 호텔패키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고 수도권의 리조트 예약도 줄을 잇고 있다.

    백화점과 영화관도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예년 설 연휴에 비해 30% 정도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며 귀성을 하지 않는 고객을 위한 이벤트와 문화공연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