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합격 조나단씨…열흘간 900여만원 모금
  • 대학에 합격한 우간다 출신의 난민이 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16일 난민인권센터(NANCEN)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우간다 출신의 난민 조나단(가명.30)씨의 대학 학비를 모금한 결과 불과 열흘만에 입학금과 등록금을 내고도 남는 900여만원이 모였다.

    조나단 씨는 우간다에서 반독재 운동에 가담했다가 정치적 박해를 피해 2007년 12월 한국으로 건너와 2009년 난민 인정을 받았다. 지난달 중순에는 고려대 국제학부에 합격했다.

    그는 2006년 총선때 고향에서 야당 청년조직을 이끌어 부정선거 속에서도 야당의 승리를 이끌어냈지만 선거 이후 반대세력의 위협을 받아 외국으로 탈출할 결심을 했다.

    유엔 사무총장의 모국인 한국행을 택했지만 출입국사무소에 난민 신청을 했다가 증거 부족으로 심사거부를 당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2009년 난민 인정을 받은 그는 '민주주의와 경제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룬 한국의 경험을 배워 독재와 가난에 시달리는 우간다를 위해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대학 진학을 준비했고 마침내 합격했다.

    대학에서 반액 장학금 대상자로 선정되긴 했지만 난민의 처지에서 나머지 등록금과 입학금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고대생 자녀를 둔 한 중년 남성이 그의 사연을 전해듣고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학교에 350만원을 기부, 단번에 입학금과 등록금 문제가 해결됐다.

    소액 후원도 이어져 학생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까지 200여명이 열흘간 총 559만5천110원을 기부했다.

    난민인권센터는 "1만원부터 50만원까지 다양한 기부가 이어졌다. 특히 천원과 백원 단위 금액이 포함돼 있어 저금통을 깬듯한 후원금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센터는 조나단씨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첫 학기에 매달 50만원씩 지원하고, 나머지 모금액은 대학 진학을 원하는 다른 난민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모금을 시작할 때 학비만 모여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이 있을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직 난민의 생계를 해결해주고 취업을 시켜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데 난민 중에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며 "이런 사업을 더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나단씨 등 난민을 후원하려면 센터(☎02-712-062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