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청년근위대 총회 참석
  • 스파이 활동 혐의로 미국에서 추방된 안나 채프먼(28·사진)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모스크바타임스 등은 22일 지난 7월 미국에서 스파이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채프먼이 통합러시아당의 외곽청년조직 ‘청년근위대’ 지도부 중 한명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채프먼은 이날 빨간색 원피스 차림으로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총회에 참석, “우리 자신을 먼저 변화시킴으로써 이 나라를 바꾸는 일을 시작해 보자”면서 “하루하루를 기쁨으로 맞으면 새롭고 유용한 무엇인가를 창조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연설해 박수를 받았다. 청년근위대는 성명을 통해 “채프먼은 무조건적인 애국심의 살아있는 사례로서 새로운 세대의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고 선출이유를 밝혔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채프먼이 무대 위에서 마치 미인대회 우승자처럼 미모와 자신감을 과시함으로써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채프먼이 청년근위대에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통합러시아당은 러시아 하원 두마의 450석 중 315석을 점유하고 있는 최대 정당이다. 당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푸틴은 대통령 재직시절에는 당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임기 후 2008년 5월7일 정식으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당원 수는 약 20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청년근위대’는 당의 외곽 조직이지만 최근 들어 친크렘린 차원을 넘어서서 광적인 친푸틴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반정부 인사에 대한 폭행 등 테러는 물론이고 구소련권 동유럽국가들의 친서방정책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며 반미주의의 선봉에 서는 등 정치적 영향력을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따라서 채프먼이 청년근위대를 발판 삼아 조만간 통합러시아당의 의원으로 변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프먼은 러시아로 돌아온 스파이들 중 사실상 유일하게 잡지표지 촬영, 기업홍보책임자 등 공식적인 활동을 계속해 오면서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푸틴 총리가 “(채프먼이) 합당한 자리에서 일하면서 빛나고 흥미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그의 정계 진출이 이미 예견돼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