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21일 북한이 세계를 향해 대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북한을 방문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날 CNN과 한 인터뷰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너무 지나치게 나갔고 이제는 대화를 위해 세계에 접근할 때란 점을 아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 탓에 미국뿐만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 모두에 의해 고립돼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개방적으로 마음을 터놓고 세상과 관계를 맺기로 결정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유연성이란 더 나은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평양발 기사에서 리처드슨 주지사가 이번 방문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평양을 떠나기 직전 신화통신 기자와 만나 이번 방북이 좋은 방문이었다면서 "북한 관리들과의 회담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날 중국국제항공 CA122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 3 터미널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북한이 남한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공언했던 보복공격을 하지 않은 것은 향후 대화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방북기간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비롯해 리용호 외무성 부상, 박림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 등 외무성과 군부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북한은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 우라늄 농축을 위한 핵연료봉의 외국 반출, 1만2천개의 미사용 연료봉의 해외 판매를 약속했다고 CNN은 앞서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은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분쟁지역 감시를 위한) 군사위원회와 남북간 군사 핫라인 구축에 대해 고려하는 것에도 동의했다고 CNN은 전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번 방북기간 북한 측에 한국의 사격 훈련과 관련,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IAEA 사찰단 복귀 허용 등 일련의 대화 제스처에 한국 및 미국 정부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아마노 유키야(天野之) IAEA 사무총장은 지난주 "IAEA는 한반도 비핵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사찰단을 북한에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베이징을 통해 방북한 리처드슨 지사는 당초 20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다음날 오전으로 귀환 시점을 연기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 당국자들과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곧바로 본국으로 돌아가 국무부에 협상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방북은 개인자격임에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김계관 부상이 직접 초청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