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판단 나온 'IEEPA'보다 법적으로 더 취약"발동 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지적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린 직후 백악관이 대체 수단으로 들고 나온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관세 역시 법적으로 근거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적인 성과로 추진해온 관세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각)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법원 판결 이후 새 글로벌 관세 체계를 추진하기 위해 선택한 법적 수단이 구조적으로 취약해 또다시 사법 제동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가 대체 근거 법안으로 꺼내 든 무역법 122조에 위법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한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자, 무역법 122조를 플랜B로 들고 나와 최대 15%의 글로벌 관세를 150일 동안 부과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의 주된 이유로 제시한 무역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122조는 '크고 심각한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s) 적자' 상황에서만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부과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무역적자(trade deficit)'다.

    이 두 개념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문제로 떠오른다. 무역적자는 상품 교역의 차이를 의미하지만, 국제수지는 자본 이동과 금융 흐름까지 포함한 전체 대외 거래 균형을 뜻한다. 실제로 미국의 국제수지는 거의 균형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진다.

    연방검사 출신 보수 성향 법률가 앤드루 매카시는 내셔널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이 새로운 관세는 IEEPA 관세보다도 더 명백히 위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것은 무역수지 문제일 뿐 국제수지 위기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122조 발동 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이미 이 차이를 인정했다.

    행정부는 당시 "무역 적자는 국제수지 적자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며 122조가 해당 사안에 "명확하게 적용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택한 새 관세 카드가 오히려 법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아울러 122조에 근거한 관세는 세율 상한이 15%로 제한되고, 적용 기간이 최대 150일에 불과하다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CNN은 "외국 정부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협상 압박을 느끼기보다 그저 (150일을) 기다리면 된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가 몇 달 안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면 협상에 나서기보다 기다리는 전략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