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카친스키 “현장모습과 매장할 때 달랐다”
  • 지난 4월 불의의 항공기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의 쌍둥이 동생 야로슬라프 카친스키는 20일 관 속의 유해가 형 것인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카친스키 전 대통령은 '카틴 숲 학살 사건' 추모행사 참석차 러시아로 향하던 특별기가 지난 4월 10일 추락하면서 부인 마리아, 그리고 폴란드 고위 관리가 대부분인 다른 승객 94명과 함께 숨졌다.

    사고가 난 지 8개월이 흘렀지만 일부 희생자 유가족은 러시아 측으로부터 시신을 정확하게 전달받았는지 의심한 나머지 매장한 유해를 다시 검시해 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의 주요 야당을 이끌고 있는 야로슬라프 카친스키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재검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전달받은 유해가 사랑하는 형의 것인지 완전히 믿지 못하게 만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며 "형은 분명히 장군이 아니었는데 어깨끈이 없는 장군복을 입고 있었다. 분명히 그랬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을 조사했던 폴란드 검찰 측은 앞서 전 대통령 유해에 군복이 입혀져 있었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의심할 바 없이 그의 시신이 맞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동생은 "내가 스몰렌스크 사고현장에 가서 시신을 처음 봤을 때는 형인지 바로 알아봤다. 그러나 나중에 바르샤바에 돌아와 매장할 때 다시 봤는데 그때는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형을 닮지도 않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형이다'고 들었다는 것뿐"이라며 "형의 딸도 나 자신도 아직까지는 재검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러시아에서도 비통해했던 이 사고를 계기로 러시아와 폴란드 간에는 화해 분위기가 싹 트기도 했다.

    그러나 폴란드 측은 이번 주 러시아 항공당국이 보내온 사고보고서를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