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불량세력에 일부 핵물질 이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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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무기와 핵물질이 테러리스트나 불량국가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저지선이 뚫리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확인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현지시각) 위키리크스의 전문을 인용, 구 소련 붕괴 후 국제사회의 통제 범위에 들어오지 않은 일부 핵물질들이 이미 불량세력에 이전됐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2007년 6월 작성된 부룬디 주재 미국 대사관발 전문에 따르면 현지의 한 원로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부룬디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우라늄 은닉처가 "나쁜 사람들"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적혀 있다.

    이 원로는 또 몇 주 후 문제의 핵물질이 옛 벨기에 식민지 건물에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한 제보자를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콩고의 경우 1960년대 모부투 세세 세코가 집권한 이후 연구용 원자로에서 나온 핵연료봉 2개 중 하나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문내용은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은 민주콩고 수도 킨샤샤 내 핵연구센터의 감시장비가 극도로 허술하다는 지적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2006년 9월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이 작성한 전문은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을 거쳐 우라늄이 운반된 정황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2008년 7월 포르투갈 주재 미 대사관의 보고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출신의 한 퇴역 장성이 우라늄 덩어리를 팔려고 했다는 제보를 담고 있다.

    또 조지아 주재 미 대사관 전문에는 작년 8월 조지아와 아르메니아 국경에서 핵물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이 무사통과한 정황이 적시됐다.

    이와 관련, 올들어 2명의 아르메니아 출신 밀수범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은닉한 채 국경을 넘나들다 함정수사에 적발돼 13~1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또 예멘 주재 미국대사관은 지난 1월 방사능 물질이 저장된 예멘 국가원자력에너지위원회(NAEC) 시설의 감시 설비가 제거되거나 고장 나 테러리스트들에게 위험물질이 건너갈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전문을 보냈다.

    한편 이집트 주재 미 대사관발 전문에 따르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소련 붕괴 이후 핵물질과 핵무기, 핵기술 등을 사라는 암시장 상인의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