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잡다 참변…`구멍 뚫린 음주단속'
  •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이 실시되고 있는데도 음주운전을 하던 운전자의 승용차가 행인을 치어 2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17일 오전 0시13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아파트 앞 네거리에서 강남역 방향으로 달리던 그랜저 승용차가 택시를 잡으려고 차도에 서 있던 행인들을 잇따라 치었다. 이 사고로 김모(29)씨 등 행인 2명이 숨지고, 임모(45)씨 등 4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낸 그랜저는 행인들을 친 뒤 앞서 달리던 승합차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경찰에 따르면 그랜저 운전자 김모(27)씨는 운전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82%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다.

    경찰은 이날 시내 전역에서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했으나 남부터미널 근처에서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1㎞가량 차를 몰고 간 김씨는 사고 때까지 아무 제지를 받지 않았다.

    행인들은 택시를 잡으려고 편도 2차로인 차도에 내려와 기다리다 변을 당했다. 


    경찰이 인근을 지나던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사고 승용차는 행인들 앞에서 갑자기 시속 60~70㎞로 급가속하다 행인을 친 것으로 나타났는데 경찰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사고 전날 오후 11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시내 번화가와 자동차전용도로 진입로 등 93곳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벌여 135명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47명은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나머지는 정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