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연장안, 새START 비준안 등 처리 압박 의도
  • "의회가 열려있는 한 하와이 휴가는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로 성탄 겨울휴가를 떠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레임덕 회기를 마칠 때까지 워싱턴에 머물러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총선이 치러진 해에 소집되는 레임덕 회기는 성탄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종료되는 게 관행이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차기 국회가 개원하는 이듬해 1월3일까지 계속된다.

    즉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중요한 국정 어젠다인 감세연장안, 새 START (전략무기감축협정)비준안, 군대 내 `동성애 커밍아웃 금지법(DADT)' 폐지법안, 청소년 불법체류자 구제법안(DREAM Act) 등을 의회가 처리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겨울휴가를 반납할 수도 있다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그간 워싱턴 정가에서는 미 의회가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주요 법안에 대한 심의와 표결을 끝내고, 성탄절이 들어있는 내주부터는 의원들이 모두 지역구로 내려가 연말연초 민의수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새 START 비준 문제 등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여전히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등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 적지 않아 자칫하면 연말까지 레임덕 회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려던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에도 자신이 태어난 하와이에서 가족들과 함께 성탄 이브부터 연초에 걸쳐 겨울 휴가를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