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10대 피자 배달부가 심야에 격투 끝에 성폭행범을 붙잡아 경찰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입대를 앞둔 피자가게 임시직 종업원 박모(19)군이 성폭행범과 마주친 것은 지난 11일 오전 0시50분쯤이다.

       피자 배달일을 끝내고 귀가하려고 서울 영등포구의 주택가를 지나다 "저놈 잡아라"고 소리치는 한 여성의 비명을 듣고서 그쪽을 보니 20대로 보이는 남성이 뛰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박 군은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나는 남자라고 직감하고서 무작정 뒤를 쫓아갔다.

     

     

       이 남성은 계속 도주하는 게 벅찬 듯 약 500m를 달아나다 주택가 주차장으로 들어가 숨었다. 박 군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순간적으로 당황했으나 주변을 침착하게 살피다 인기척을 느끼고 주차장을 뒤져 이 남자를 찾아냈다.

       박군은 주저 없이 달려가 팔을 붙잡고 약 5분간 몸싸움을 벌였다.

       혼자의 힘으로 완전히 제압하기에는 힘이 부쳤으나 때마침 신고를 받은 영등포경찰서 신풍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의 도움으로 성폭행 미수범 나모(26.회사원)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나씨는 유모(31·여)씨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하려다 유씨가 소리를 지르며 거세게 저항하자 이웃 사람들에게 발각될까 두려워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나씨는 밤늦게 귀가하는 유씨를 발견하고 집까지 미행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나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했으며 나씨를 체포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박군에게 서울지방경찰청장 감사장과 포상금 3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박군은 "성폭행범인지도 모르고 반사적으로 쫓아갔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까지 준다니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