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기 중엔 몸조심, 10년 만에 경기 반등 ‘야호’
  • 올해 연말 송년회 분위기는 관가와 민간기업과의 분위기 차가 확연하다.

    코스피 2000 돌파까지 거론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다소 경기가 풀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업들은 돈 보따리를 풀어 직원들의 1년간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겠다는 계획인 반면, 공공기관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후폭풍으로 떠들썩한 송년회는 찾기 어렵다.

    ◇ 꽁꽁 얼어붙은 공공기관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이후 관공서는 비상 대기가 이어지면서 공무원들은 “일단 몸조심하자”는 분위기다.

  • ▲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연말을 맞아 중소기업인들과 영등포 한 음식점에서 가진 송년회 모습ⓒ자료사진
    ▲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연말을 맞아 중소기업인들과 영등포 한 음식점에서 가진 송년회 모습ⓒ자료사진

    서울시 공무원 A(6급)씨는 “연평도 포격 이후 공무원들은 비상호출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밤늦은 송년회는 사실상 불가능해 술자리를 벌이자는 말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덕분에 간단한 술자리로 조용히 한해를 마무리하는 新 문화도 생겼다. 1차에서 1가지 술로 오후 9시까지만 즐기는 '119 송년회', 1차에서 1가지 술로 2시간 이내에 술자리를 끝낸다는 의미의 '112 송년회', 2가지 술을 섞지 않고 2잔 이상 권하지 않으며 2차는 가지 않는 '222 송년회' 등이 그것.

    아예 점심 식사로 모든 것을 끝내는 이른바 '111 송년회(1차로 1번에 낮 1시까지만 하는 송년회)'도 있다.

    경기도청 공무원 B(4급)씨는 “부서원끼리 모이는 술자리는 물론이며 개인적인 모임도 자제하고 있다”며 “괜히 주위의 입도마에 오르느니 가족과 조용하게 보내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 기업들은 ‘화끈하게’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기업 32.1%가 직원들에게 연말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워낙 오랫동안 보너스를 주지 못해 직원들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 연말 상여금을 마련했다”며 “주가도 2000을 육박하는 시절 아니겠느냐”고 했다.

    송년회 계획도 다양하다. 대기업 C 그룹은 연말을 맞아 직원들을 위해 호텔 1층을 통째로 빌려 1박2일로 오리엔테이션을 열기로 했다.

    C 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엄숙한 사회분위기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전년 대비 매출 30% 상승을 기록했고 내년부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있어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마련했다”며 “젊은 직원들이 싫어하는 술자리보다는 행사 마련이 더 효과적이라는 내부 설문조사에 따라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흥겹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원 수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1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회사 송년 모임을 계획 중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86%에 달했다.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마련한 회사도 있었고 C 그룹처럼 문화공연 관람이나 체육대회 형식의 야외 활동을 준비한 곳도 많았다.

    ◇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 온정의 손길도…

    술자리 위주의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이나 기부를 통한 연말 송년회도 많다.

    국회사무처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3일 환경 미화원들과 함께 하는 송년회를 마련했다. 국회 환경미화원들과 의원, 사무처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해를 정리하는 자리를 함께하자는 취지다.

    서울 강동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봉사단 ‘행복정원사’는 12일 고덕동 서울시립양로원을 방문해 노인들에게 요리를 대접하고 '사랑의 편지'와 선물도 전했다.

    성동구 여성단체연합회는 20일 성모보호작업장 등 복지시설 2곳을 찾아 위문품을 전달하고 일손을 도울 예정이다.

    서초구는 치매 노인들에게 마시지를 해드리는 ‘해피뉴안마’, 시각장애인, 외국인노동자와 함께 트리를 장식하는 ‘메리 트리스마스’, 지역센터 아동과 장애인 아동과 함께 쿠키를 만들어 먹으며 한해를 마무리하는 ‘찾아가는 송년파티’ 등 총30여 가지의 자원봉사 송년회를 마련했다.

    (주)네오위즈 직원들은 지난 10일 직원들은 밥상공동체 연탄은행과 함께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를 펼쳤다.

    이들은 14일과 15일에는 입양아기 돌보기, 17일에는 난치병 아동 돕기 등 연말 내내 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위기가 다소 완화됐다고는 하나 아직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다는 생각을 했다”며 “직원들의 반응도 좋고 다들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