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돕는 `착한 공학도'가 될래요""진심담은 한 마디로 타이르는 일본인 엄마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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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일본인이라 남들이 집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들을 나는 몰라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진심을 담은 한 마디로 타이르는 엄마가 나한테는 최고랍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로서, 강원 철원여자고등학교가 6년만에 배출한 서울대학교 합격생 김희영(18) 양.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 전형에 응시해 10일 합격통지를 받은 김 양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누가 나를 관리해주지 않으니까 혼자 해내는 능력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학원도, 개인교습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김 양은 수업과 자율학습 위주의 공부계획표를 세우고 부족한 부분은 방학 때 EBS 강의를 들으면서 보충했다.
김 양의 담임을 맡은 길성림 교사는 "희영이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먼저 등교하는 학생"이라면서 "새벽 6시부터 학교 독서실에 나와 수업이 끝나고 밤 11시까지 혼자 공부했다"고 말했다.
길 교사는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 선생님들도 다 잘 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계항공공학부에 지원한 김 양은 "예전부터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게 꿈이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없지만 내가 가진 지식을 활용해 소외계층을 돕는 `착한 공학도'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엄마가 일본인이라 남들이 집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들을 나는 몰라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뭔가 잘못해도 진심을 담은 한 마디로 타이르는 엄마가 나한테는 최고"라는 말로 사랑을 전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는 넉넉지는 않지만 맏딸인 김 양을 포함해 1남2녀의 다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어머니는 딸의 합격소식에 "믿기지 않는다"면서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김 양은 겨울방학 계획에 대해 "그간 수험공부 때문에 일본 도치기현에 있는 외갓집에 한동안 못 갔는데 이제 마음 놓고 엄마랑 같이 놀러 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