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마라씨, 경찰청 외사요원으로 특채
  •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귀화여성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어릴 적 꿈인 경찰관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주인공은 광주에 사는 라포마라(28)씨. 그는 8일 경찰청이 발표한 외사요원 특별채용시험 합격자 13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특채의 전체 경쟁률은 20대1이었으며, 1명을 뽑는 캄보디아어 분야에도 7명이나 몰렸다.

    2003년 5월 도자기사업을 하는 남편과 결혼해 광주에 정착한 라포마라씨는 동남아에서 건너온 여느 이주여성과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시어머니, 시누이와 함께 살면서 간단한 영어나 손짓, 발짓으로만 가족과 대화를 하던 라포마라씨는 "한국에 오래 살려면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서 하루에 8∼10시간씩 한국어 공부를 했다.

    결혼과 거의 동시에 아들을 낳은 터라 쉽지 않았지만 라포마라씨는 한국어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국에 건너온 지 2년2개월만에 국적을 취득한 그는 2008년부터 광주지역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캄보디아 이주여성을 위한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여성가족부 산하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의 다문화가정 수기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으며, 현재는 광주 동강대 정보통신학과에 다니며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라포마라씨는 이번 외사요원 특채에서도 탁월한 대화 능력과 글쓰기 능력에서 경쟁자들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때부터 군인인 아버지와 경찰관이던 삼촌을 보면서 제복을 입는 직업을 동경했다는 라포마라씨는 "고교를 졸업하고 군인이 되려 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드디어 경찰관의 꿈을 이뤘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점점 늘어가는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이 한국의 풍습과 문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고 싶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체류 등 범죄를 예방하는 일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라포마라씨는 13일부터 충북 충주의 중앙경찰학교에서 6개월간 신임교육을 받고서 경장으로 임용되며 외국인 또는 다문화가정 밀집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다.

    라포마라씨처럼 외사요원 특채로 경찰관이 된 귀화자는 이번 시험 합격자를 포함해 11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이 10명이다. 언어별로는 중국어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캄보디아어와 필리핀어, 인도네시아어가 각 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