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적 공격받으면 '선 공격 후 보고'체제로“불필요한 행정지시 없애고 '무사안일주의' 장성급부터 변신을"
  • 북한의 연평도 기습도발로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던 군이 본격적인 변신을 시작한다. 국방부는 7일 오전 11시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열고 앞으로 ‘불필요한 행정업무 없는, 전투형 야전부대’로 변신할 것을 다짐했다.

    김관진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임무형 지휘’를 핵심으로 하는 ‘지휘지침’을 제시했다. 김관진 장관은 또한 “북한의 도발을 최대한 억제하되, 도발 시에는 예하 지휘관에게 자위권 행사를 보장해, 적 위협의 근원을 제거할 때까지 강력히 응징할 것”을 강조했다.

    김관진 장관은 이를 위해 “적으로부터 선제공격을 받았을 때 적의 공격원점을 제거할 때까지 공격하고 이때는 현장 지휘관에게 권한을 많이 주고, ‘선조치 후보고’ 개념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김관진 장관은 또한 각종 보고서, 검열, 시범 준비 때문에 서류 작성하느라 전투훈련은 제대로 못하는, ‘전시행정형 부대 지휘’를 군의 비효율성과 전투력 약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관진 장관은 그동안 우리 군에 만연해 있던 ▲전시환경 망각 ▲무사안일주의 ▲전투훈련보다 서류작성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점 등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으며, 주요 지휘관들에게 “앞으로 ‘부대관리형 행정지휘’의 습관에서 과감히 탈피해 당장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전투형 야전부대’로 변신할 것”을 지시했다.

    김관진 장관은 이를 위해서는 지휘관들이 ‘임무형 지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휘관이 명확한 의도와 임무를 부대원에게 제시하고 필요한 자원과 수단을 제공하며 ▲부하의 개인능력과 성숙도에 따라 차등해 임무를 부여하고, 지도 감독해야 하며 ▲부하는 지휘관의 의도와 임무를 기초로 능동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을 ‘임무형 지휘’라고 규정했다.

    김관진 장관은 “제2의 창군 각오로 지휘관부터, 특히 장성급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 실추된 군의 명예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진력해 달라”면서, 군의 기강을 확립하고 지휘관 중심으로 단결하고 드높은 사기를 유지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관진 장관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슬라이드를 통해 ‘장관이 지휘관에게 발표를 하는’ 형식 파괴를 선보여 주목을 끌기도 했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회의는 장관께서 향후 우리 군이 해야 할 일들을 슬라이드로 작성해 참석한 지휘관들에게 설명하는 등 형식과 격식을 타파한 것이었지만 분위기만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고 비장했다”며 이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