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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브리핑을 통해 지난 23일 연평도 포격 당시 상황을 계속 설명하고 있으나 매번 말이 조금씩 바뀌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포격 이후 지금까지 합참 작전참모부장 김경식 해군 소장과 신현돈 작전기획부장이 직접 나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으나 6문의 자주포 중 1차 대응사격 때 어떤 자주포가 나섰고, 2차 대응사격 당시는 어땠는지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자주포의 피해 원인과 사격에 나선 자주포가 바뀐 것.
26일 브리핑에서 합참은 “1번부터 4번 자주포는 사격 훈련을 하고 있었고, 5번과 6번 자주포는 만일에 있을지 모르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북쪽을 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후 사격을 마치고 정비하는 순간 적 포탄이 떨어지면서 장병들이 큰 소음에 혼란을 겪자 중대장은 유개포상(지붕이 있는 포진지)으로 일단 장병과 자주포를 피신시킨 뒤 나중에 대응했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때 1번과 3번 자주포의 수 미터 뒤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그 충격으로 해치가 열렸고, 내부에 있던 전원구동 케이블이 손상을 입으면서 수리하느라 대응 사격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훈련 중 불발탄이 생긴 것은 4번 자주포였다고 한다. 이후 수리를 마친 3번 자주포가 포격에 참여, 총 4문이 대응사격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설명은 ‘1번 포진지와 5번 포진지가 피격돼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군의 당초 설명과 다른 것이라 빈축을 샀다. 이에 합참은 “당시는 전투 상황이었다. 현장 지휘관은 이때 장병들의 부상여부, 장비 운용한지를 파악하는 것, 적 공격에 대응하는 것에 온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전투 상황인데 상부에서 상황 보고하라고 독촉할 수는 없지 않는가. 현장 지휘관을 믿을 수밖에 없어 정확한 상황파악이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해병대 장병들의 용기를 칭찬하면서 “일부 언론들이 당시 상황설명과 관련해 ‘말 바꾸기’라며 비판하는데 이런 식으로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장병들을 폄하해선 안된다. 언론도 주의깊게 이 일을 다뤄야 다른 장병들도 전투의지를 상실하지 않는다”며 언론의 이해를 구했다.
또한 지금까지 파악된 북한군의 피해 상황은 ▲무도와 개머리 지역에 화재가 발생하고 ▲무도 북한군 진지의 교통호가 붕괴되었으며 ▲개머리 북한군 진지에 다수의 피탄 흔적이 보였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 포탄의 위력으로 볼때 북한군에도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군의 초기대응 문제는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다. 합참은 북한군의 방사포가 이동 배치되고, 해안포 진지가 개방된 점, 경고 전통문이 온 점, MIG 23 전투기가 남쪽에 전개된 점 등으로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에 대한 대응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군은 23일 오전 1개 방사포 중대가 남쪽을 향해 이동배치됐고, 이어 2개 방사포 중대가 따라서 배치된 것을 파악했었다고 한다. 해안포 진지들 또한 우리 측을 향해 포문을 연 뒤 개방돼 있었다. 이에 군은 연평도에 배치된 ‘AN/TPQ-36’가 오전 9시부터 작동시키는 한편 연평부대에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주민들에게 경고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화된 대비태세에서도 북한의 포격을 명확히 탐지하지 못했으며, 연평면 사무소를 통해 했다는 경고방송도 당일 사격훈련에 대한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샀다.
여기다 "당시 도발징후는 알고 있었지만 북한군이 연평도 전체에 걸쳐 방사포까지 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혀 향후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