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노선 신규취항, 교육도시 조성, 해외투자 유치
  • 히말라야 오지 국가 부탄이 오랜 폐쇄에서 벗어나 외부 세계와의 사업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부탄은 1990년대말까지 TV가 보급되지 않았고 1970년대까지 외국 관광객의 입국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오늘날에도 매년 수천명 정도의 외국인들만이 방문하고 외국인 투자도 손꼽을 정도이다. 수도 팀부에는 신호등이 없고 주민들은 전통복장을 하고 일을 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주요 관리들은 칼을 차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부탄에서의 일상생활은 외부 지역들과는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 사업가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양궁시합을 하며 보내고 가족들은 저녁마다 소풍을 즐긴다. 이웃 중국과 인도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부탄정부는 경제발전을 '국민총행복지수'로 알려진 종합척도로 측정한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부탄 왕가가 의회민주주의로 평화적 이양을 한 이후 정부는 70만 인구의 부탄이 발전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가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게 됐다. 이에 따라 부탄은 세계의 주류에 편입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부는 신규 국내 항공노선 취향, 정보기술파크 건설, 10억달러 규모의 '교육도시'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부탄은 자체 자금과 해외 투자자들로부터의 투자로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교육도시 조성 등 사업의 많은 부분이 초기단계에 있지만 정부는 해외투자 로드쇼 등에 공무원들을 파견하고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협력을 의뢰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방이 확대될 경우 평화와 안정, 고유의 문화가 침해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관광 가이드 페마(28)는 "우리가 너무 빨리 간다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네팔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탄의 야당 지도자 체링 토브가이는 교육도시 조성계획과 같은 사업들이 시작될 경우 이는 부탄의 노동력과 사회기반시설에 불가능한 요구를 할 것이기 때문에 부탄은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그메 틴리 총리 등 개발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부탄이 세계경제에 신속히 진입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부탄 인구의 약 23%가 국제빈곤기준 이하에서 살고 있으며 주민들 중 많은 수가 농촌 내륙지역에서 팀부 같은 도시로 이주하고 있다. 팀부의 인구는 10년전 4만5천명이던 것이 10만명으로 증가했고 토지 가격도 지난 3년새 150%가 치솟았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