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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를 두고 정가에선 "만만치 않다" "간단치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실 김 총리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낙마로 발탁된 케이스다. 당초 이명박 대통령이 그렸던 집권 후반기의 내각 진용과는 다른 인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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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황식 국무총리가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 사이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40대 젊은 총리를 발탁해 집권 후반기 주도권을 쥐려던 이 대통령으로선 답답할 수 있다. 김 총리는 정운찬 전 총리와 김 전 지사 발탁 때 와 달리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무난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고, 청와대 내부에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김 총리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김 총리의 첫 국회 신고식 뒤 이런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5일로 취임 첫 국회 대정부질문을 마무리 하는 김 총리에 대한 여권의 평은 "만족"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총리가 간단치 않은 사람이다. 이번에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굉장히 꼼꼼히 준비를 했고, 답변도 매우 잘했다"며 "의원들도 김 총리를 '간단치 않다' '만만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총리가 국회 답변 준비를 잘했고, 답변할 때도 자료를 보지 않고 머리 속으로 다 기억해 수치 하나하나까지 답변하는 것을 보고 내공이 있으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의원들도 질문을 해 보면 상대방이 얼마만큼 알고 답하는 지를 알 수 있는데 김 총리는 모든 사안에 대해 충분히 알고 답했기 때문에 (야당이) 공격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지난 1일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공격한 강기정 민주당 의원 논란에 대해 김 총리가 다음날 국회에서 면책특권에 대해 "개인의 명예훼손이나 피해를 가져오는 제도가 아니다"고 답변한 것을 두고는 총리실 측에서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당시 김 총리는 면책특권에 대한 질문에 독일 헌법과 우리의 대법원 판례까지 들어가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34년간의 법조계 생활, 감사원장 등의 관록이 이번 국회 답변에서 그대로 나타났다는 게 정치권의 평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총리의 면책특권 답변은 총리실이 사전에 준비하지도 않았던 것이어서 총리실 관계자들이 뒤늦게 관련 자료를 찾는 역설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야당 의원과의 불필요한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는 4대강살리기사업과 관련해선 "대운하 계획은 없다"고 못박는 등 소신있는 답변을 했음에도 야당 의원들은 김 총리의 답변을 문제 삼지 않았다.
김 총리가 국회 첫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여권 내부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총리의 첫 국회 신고식 때 마다 적잖은 사고가 터지고 이로 인해 여권의 지지율이 다소 빠지는 등의 경우가 많았지만 김 총리의 경우 첫 신고식에서 야당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이겼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최근 여권 주변에서 김 총리 이름이 자주 거명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