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살인 한지수씨, 잠적 다이빙 강사에 호소사인 교살로 밝혀져...재판 앞두고 ‘범인 인도’ 신경전
  • 지난 2008년 한지수씨 사건 때 숨진 네덜란드인 마리스카 마스트의 사인이 ‘교살에 따른 질식사’로 밝혀지면서 서호주에 살고 있는 다이빙강사 댄 로스의 온두라스 송환이 국제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10월 이 사건의 재판을 앞둔 한지수씨는 호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스가 온두라스 법정에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한지수 사건이란?

  • ▲ 서호주에 잠적한 로스의 모습과 관견 기사ⓒ호주온라인뉴스 캡처
    ▲ 서호주에 잠적한 로스의 모습과 관견 기사ⓒ호주온라인뉴스 캡처

    지난 2008년 6월 7일, 한지수씨(당시 25세)는 중미 온두라스로 떠났다.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였다. 호주와 영국 이중 국적자인 다이빙 강사 댄 로스의 집에 방 한 칸을 빌려 자격증 준비를 하던 한씨는 8월 22일 댄과 함께 술에 취해 집에 온 네덜란드 출신 다이버 강습생 마리스카 마스트의 사망사건과 마주친다.
    다음날 새벽 화장실에 다녀오다 넘어져 부상한 마스트를 로스와 함께 응급조치를 한 한씨는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마리스카는 생명이 위급한 상태가 됐다. 잠에서 깬 한씨가 이웃에 구조요청을 했지만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마스트는 곧 사망했다.
    한씨는 경찰과 법원에서 참고인 진술과 증언을 했고 경찰에 수감됐던 로스는 영국에서 온 변호사의 도움으로 풀려난 뒤 종적을 감췄다.
    한씨는 9월 24일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12월 이집트로 떠났다. 8개월 동안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 강습을 하던 한씨는 지난해 8월 27일 어머니가 있는 미국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카이로 공항에서 여권심사를 받던 중 인터폴에 체포됐다. '살인 혐의'였다. 온두라스 경찰이 한씨와 마리스카, 댄이 삼각관계이며 한씨와 로스가 살인 공범인 것으로 추정하고 수배를 요청한 것이다.
    한씨는 카이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9월 22일 온두라스로 이송돼 라세이바 교도소에 갇힌다. 언니 한지희씨는 동생의 억울함을 인터넷에 호소했고 네티즌들은 ‘한지수 후원 카페’를 통해 구명운동을 펼쳤다.
    "국가가 개인을 위해 신원보증을 서준 경우가 없고 선례를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며 한씨의 신원보증을 거절했던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된 뒤 전문가팀을 온두라스 현지로 보냈다. 살인혐의로 체포된 지 3개월 만이었다. 한씨는 지난해 12월 15일 보석금 1만 달러를 내고 가석방 판결을 받았고 온두라스 검찰 측은 즉각 항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호주온라인닷컴은 한지수씨가 최근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안 지를 통해 인터폴의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로스에게 숨어살지 말고 나와서 자신을 구해줄 것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신문에 “자신은 마스트가 로스의 아파트에서 부상당한 당일 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다”라며 “로스가 자기를 풀려나게 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앞으로 나서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씨는 또 “온두라스 검찰은 로스와 내가 그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면서 "로스를 탓한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가 나의 누명을 벗겨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줄 수 있다면 대단히 고마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신문은 또 “숨진 마스트가 둔기로 얻어맞고 교살을 당했다는 검시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마스트의 사인이 교살이라는 것은 처음 밝혀진 사실이다.

    한편 네덜란드와 온두라스는 로스의 온두라스행을 계속 호주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두라스의 네덜란드 명예영사 플로리스 클루크는 최근 로스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호주로 돌아온 이후 그의 송환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클루크는 호주가 온두라스와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고 있지 않지만 그의 송환 요구를 놓고 당국 간에 접촉이 이뤄져 왔다고 확인했다.
    그는 "송환에 일부 제약이 있어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호주가 이 네덜란드 여성에게 정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온두라스 공안부는 “로스를 살인 혐의로 기소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한 후 그에 대한 새로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라며 로스가 온두라스에 와서 조사를 받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