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팔찌 착용자들 "집창촌이 범죄예방에 필수" 76.7%
  • 위치추적 전자발찌를 착용한 경험이 있는 성범죄자들의 성(性)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게 왜곡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조윤오 동국대 교수가 작년 4~12월 전자발찌 착용을 마친 성범죄자 186명을 설문조사해 작성한 '한국 성범죄자의 보호관찰 위반 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성폭행의 1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설문 항목에 19명(10.3%)이 '그렇다'고 답했다.

    사실상 긍정적인 답변으로 해석할 수 있는 '보통이다'는 응답도 41명(27.6%)에 달해 무려 전체의 37.9%가 여성에게 성폭행 피해의 책임을 전가하고, 범죄를 합리화하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또 '성폭력 피해는 여성이 필사적으로 저항했다면 피할 수 있었다'는 항목에는 절반에 가까운 85명(45.4%)이 '그렇다', 39명(21.1%)은 '보통이다'고 응답해 전체의 66.5%가 자신이 저지른 성범죄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했다.

    '성폭력은 어쩔 수 없는 남성의 성적 본능에 기인한다'는 항목에서도 '보통이다'는 답을 포함해 63.2%가 긍정적인 답변을 할 정도로 성범죄에 대한 인지왜곡이 심각했다.

    또 '사창가는 범죄예방에 필수적이다'는 항목에는 절대다수인 76.7%가 긍정적으로 답변했으며, 14.1%는 '미성년자와의 성매매가 합법이다'는데 동의했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8%는 전자발찌 착용 기간에 장치를 훼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며, 장치 훼손 행위로 주의 또는 구두ㆍ경고를 받은 성범죄자도 39.8%에 달해 이들의 재범 우려도 상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자발찌 훼손 등 보호관찰 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회귀분석을 통해 살펴본 결과 교육수준과 비행교우 유무, 형사사법기관의 처벌에 대한 불만족 등 세 가지 요인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나타냈다.

    즉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다른 범죄자들과 접촉이 잦을수록, 형사사법기관의 처벌에 대한 불만족도가 높을수록 보호관찰을 위반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통상 성범죄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그릇된 성인식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그 수준이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처벌과 함께 이들의 성 인지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교화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