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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2세인 서울 모 대학 2학년 A양은 최근에 끔찍한 경험을 했다.
지방이 집인 탓에 학교 부근에서 자취를 하는 A양은 휴대전화 요금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이 보내주는 돈은 이미 집세와 용돈으로 다 쓴 상황, 전달에 휴대전화 요금을 못낸 탓에 두 달 치 20여만원을 내야 했다.
더는 집에 손을 벌릴 면목이 없던 A양은 우연히 알게 된 애인대행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한두 시간 상대와 차나 식사를 하고 시간당 3~5만원을 받는다는 것에 마음이 끌린 것이다.
연결된 30대 초반 남자은 외모도 준수했고 매너도 있는 사람이었다.
차를 마시고 드라이브를 하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경기도 양평 근교에서 함께 식사를 마칠 때까지 그 남자는 깍듯하게 예의를 지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식사 뒤 남자는 갑자기 돌변해 으슥한 산 속의 모텔로 차를 몰았다. 소리를 쳐야 들을 사람도 없었고 모텔에서 뛰쳐나오려고 해도 A양의 지갑에는 단돈 1000원밖에 없었다.
그 남자의 위협에 못 이겨 A양은 그만 상상도 않았던 성관계까지 갖고 말았다. -
- ▲ 한 애인대행 사이트의 노골적인 성매매 유혹ⓒ자료사진
변형된 성매매 창구로 전락한 애인대행 사이트에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적지 않은 애인대행 사이트들이 여성들의 회원 가입을 유혹하며 그 조건으로 단기간에 수백만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 사이트는 공공연하게 ‘월수입 1000만원 보장’이라는 팝업을 띄우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유혹에 돈이 급한 여성들이나 형편이 어려운 여대생들까지 애인대행사이트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아직 미성년자인 청소년들까지 적지 않게 애인대행 사이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애인대행사이트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돼 미성년자들의 가입이나 활동이 금지돼 있지만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도용하면 청소년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지난해 경찰이 대구경북 인터넷 및 청소년 성매매 범죄를 수사한 결과, 이 지역에서 적발된 인터넷 성매매 사범 465명 중 90% 가량이 채팅 및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처음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단속을 하지만 애인대행사이트의 경우 대부분 성매매가 개인끼리 일대일 또는 점조직으로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단속이 어렵다. 사이트 자체를 폐쇄하더라도 이들은 고객 정보를 고스란히 다른 사이트로 옮겨 바로 ‘영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단속 효과를 내기 어렵다.문제는 이 같은 애인대행에 주머니가 얄팍한 청소년들이 이끌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포털 게시판에는 “호기심에 한 애인대행 사이트에 들어가서 회원 가입을 하고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한 마디로 여성분들이 돈을 빠르게 모으려고 하는 것이더군요. 시간당 5~10만원이 기본이라니... 또 20만원인 분도 봤어요. 저는 알바 중에 최고는 과외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완전 대박이더군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경우처럼 호기심에 회원가입을 하면 곧바로 금전적인 유혹이 날아온다는 것이 한 경험자의 이야기다.
재수생인 B양은 “호기심에 애인대행 사이트에 가입을 했는데 10분도 안돼서 몇백만원을 벌게 해주겠다는 휴대전화 문자가 여러 통 왔다”라며 “무서워서 연락을 안 했지만 친구 중에는 연락을 해서 돈을 버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올해 21살인 또 다른 취업준비생 C양은 학원에서 만난 친구의 소개로 애인대행 사이트에 가입했다가 엄청난 고통을 받기도 했다. 가입 후 여러 차례 금전적 유혹을 하는 문자가 왔지만 무시했던 그녀에게 어느 날 “장기간 애인대행 구함, 300~500만원 드림”이라는 문자가 왔다.
학원비며 생활비, 방세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C양은 어렵게 결심을 하고 연락을 해 상대를 만났다. 하지만 유부남이었던 그 남자는 C양과 몇 차례 만남을 가진 뒤 마구 협박을 하고 때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는 C양을 감금하다시피 하고 학원도 못가게 하는 등의 변태적인 집착을 보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망을 나온 C양은 그 남자의 추적을 피해 집도 옮기도 학원도 다니지 못하며 숨어 살고 있다. C양은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를 할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성매매사이트로 변질된 애인대행 서비스가 최근엔 앱의 형태로 애플 앱스토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애플 앱스토어의 이색 아르바이트를 내세운 한 앱은 다운을 받으면 인터넷 사이트 1일 무료 이용권을 주는데 이 사이트 아르바이트 카테고리 중에 애인대행도 포함돼 있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앱스토어는 성인인증과 관계없이 쉽게 접근하고, 내용을 열람할 수 있어 청소년들에게 성매매의 대문을 활짝 열어준 셈이기도 하다.
우리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