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마가 휩쓸고 간 북한 신의주의 모습은 참담했다.
    지난 9일 보도된 조선일보 단독 입수 동영상에서, 주민들은 피해 복구가 늦어져 노상의 임시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생명을 부지할 식수는 한 통에 150원에 팔렸다. 북한 노동자 평균임금(3000원선)의 20분의 1이다. 지원됐다던 유엔 물자 등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유엔 구호물품들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동영상을 촬영한 내부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8월 말 김정일 방중과 9월 초 당대표자회 준비로 바빠 신의주는 아무런 지원도 못 받고 유엔 지원 물자도 모두 평양으로 들어갔다”며 “알아서 해결하라는 건데 전기와 수도가 끊겨 모든 게 엉망”이라고 전했다.

    지금 북한은 44년 만에 개최되는 당대표자회로 분주하다.
    당대표자회 개최 배경은 3남 김정은으로의 후계 구도 마련으로 점쳐진다. 북한 당국은 안정적인 대표자회 개최를 위해 모든 물자를 평양에 집중시키는 한편, 주민 이동까지 철저히 통제했다. 북한 전역이 물난리를 겪던 8월 말에도 김정일은 수해현장이 아닌 중국으로 달려갔다. 후계 세습을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 받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김정일 정권은 인민의 경제생활이나 안녕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 오로지 군대를 통한 자기 정권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제 그것을 더 확대시키기 위해 주민들의 주권은 철저히 배제한 채 아들로의 세습 독재를 꾀하고 있다. 지도부가 북한의 본질적 변화를 고심하지 않는 한, 김정은의 통치 또한 인민 자유를 억압을 연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세계 유례없는 3대 세습이 가시화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다. 바이트 설문조사 결과 20대 젊은층들은 북한 3대 세습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8명 중 과반수가 ‘3대 세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독재체제가 북한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폐쇄적이고 낙오된 국가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세습정치는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면 한국 대학생들이 북한 3대 세습 반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탈북자나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도 후계 세습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3대 세습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북한 주민들에겐 큰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이는 안정적으로 후계구도를 마련해보려는 김정일 정권에게도 압박이 될 수 있다.

    한국에는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한 단파라디오 방송국들이 있다.
    김정일의 폭압정치와 3대 세습을 반대하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들을 담아 송출해볼 수 있다. 3대 세습 관련 설문조사 당시, 북한 정보를 잘 몰라 답변을 꺼리는 대학생도 있었다. 대학 사회에서 북한 정권의 본질과 북한 3대 세습의 문제점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의 장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작지만 그 영향은 클 수 있다.
    젊은 세대가 세습 독재체제에서 시름할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일을 시작할 때다.

  • 신보라 /대학생 교양지 '바이트' 편집인 qhfk1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