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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4년차 김모씨(33)의 고민은 결혼이다. 결혼적령기가 없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김 씨의 부모님은 항상 "빨리 결혼해야지"라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애인하나 없는 김 씨를 보다 못한 부모님께서는 그를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시키기까지 했다. 물론 맞선자리도 부모님이 희망하는 '참한 아가씨'로 이어졌다. 번번이 맞선에 실패하면서도 김 씨는 "부모님이 함께 결혼상대자를 찾아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저보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사람 보는 눈이 더 정확할 것이다"고 말했다.
본인의 결혼 상대를 찾는데 부모님께 의존하는 미혼남들이 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가 8월 1일부터 9월 11일 사이에 미혼남녀 713명(남성 368명, 여성 345명)을 대상으로 ‘남녀 고객별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회원활동 개입현황 및 그 배경’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5년 전인 2005년 10월 비에나래가 유사한 조사를 실시했을 때보다 부모형제 등 제3자의 회원활동 개입 비율이 5.2% 늘어났다. 의존비율이 21.6%로 5명중 1명이 제 3자에게 의존하는 있는 셈이다.
특히 남성고객에 대한 제3자의 개입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5년 전 10.5%이던 것이 이번에는 18.8%로 8.3%나 증가했다. 여성은 24.6%로서 남성보다 비율은 높았으나 5년 전과 비교해 2.0%의 증가율에 그쳤다. 증가율로만 따졌을 때 제 3자의 개입비율이 남성이 여성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다면 결혼에 관여하는 제 3자는 누구일까. 단연 ‘어머니’가 59.1%로서 앞섰고, ‘아버지’ 20.8%, ‘형제자매’ 11.7%, ‘기타 가족 및 친지’ 8.4% 등의 순이다. 제 3자가 개입하는 남녀 고객들의 연령층은 남성 ‘33세-36세’(37.7%), 여성 ‘31-34세’(35.3%)가 가장 많다.
부모님과 같은 제 3자의 개입 배경은 남성과 여성 고객 사이에 차이를 나타냈다. 남성 고객 경우는 ‘자립심의 부족’(42.0%)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고, ‘결혼의사 부족’(36.2%), ‘해외거주’(13.1%)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결혼의사 부족’(45.9%)과 ‘배우자의 조건’(41.2%) 등이 비슷하게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자립심 부족’(7.1%)이 뒤따랐다.
한 결혼정보 업체 관계자는 “부모의 과보호 속에 성장해온 자녀, 특히 속칭 마마보이들이 숫기나 용기, 결단력 부족 등으로 배우자를 자립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아버지 등 가족이 중매에 나서는 비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