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9일 교착상태인 북한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토론회에서 6자회담 재개 전망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현 상태에서) 어떤 진전이 있기 위해서는 남북한 사이에 모종의 화해조치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있는 모든 당사국들에 이런 점을 매우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 행정부가 '다음 수순'과 관련해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과 '깊숙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주로 예정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한국, 일본, 중국 순방도 이런 협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최근 북한의 대승호 억류선원 석방, 한국 정부의 대북 수해 지원 등을 통해 남북간에 일종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캠벨 차관보가 거듭 북한의 선(先) 화해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캠벨 차관보는 북한 권력승계 문제와 연결돼 주목을 끌고 있는 조선노동당 대표자 대회와 관련, 이번 대회의 성격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솔직히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올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라며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