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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일 "추석을 앞두고 과일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 '곤파스' 태풍을 맞아 농산물에 가장 피해가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위치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추석전 물가를 직접 점감하고 현장에서 경제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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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새벽 구리시 인창동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과일동에서 현장 상인들과 추석물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시장 사무실에서 열린 제70차 국민경제대책회의(옛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추석을 앞두고 매우 걱정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각 부처가 철저히 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오늘 추석물가대책을 발표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현장을 둘러봐서 알겠지만 물건 사러 온 분들이 오이, 호박 가게에서 엄두가 안 나 사지 못하고 빈손으로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탁상에 앉아 보고만 받고는 절대 될 수 없다. 어떤 정책을 하나 수립하더라도, 조그마한 대책을 수립하더라도 반드시 현장을 여러 차례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서도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안정이 돼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20% 이상 오른 것으로 국민들은 느끼고 있다"며 "서민의 눈높이에서 물가도 봐야한다. 앞으로 물가를 이야기할 때 생활물가 상승률부터 말하고 전체 물가상승률을 말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추석을 앞두고 구매 시기와 장소에 따라 농수산물 가격이 차이가 있는 만큼 품목별 최적의 구매시점가 장소 등을 조사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 주문했고, "10월부터 농수산물 가격이 안정된다고 했는데 이런 사실도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해 물가불안을 덜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윤영선 관세청장에게 "물가안정을 위해 농수산물을 긴급하게 수입해야할 수도 있는 만큼 세관을 통과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 안된다"며 "긴급대책이니까 24시간 서비스하고 이런 상황을 국민들에게도 적극 알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국민 모두가 따뜻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장관들이 민생현장을 방문해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영세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온누리 상품권 구매에도 공공기관이 앞장서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절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공공기관을 빌려 직판장을 많이 만들면 소비자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물류센터 마련에도 신경을 써 영세상인들이 경쟁력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 세계 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하반기 세계경제 추세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세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부터 기존의 비상경제대책회의 명칭을 국민경제대책회의로 변경했다. 이는 친서민 민생경제 기조를 더 많이 반영하기 위한 취지로 전해졌다.
회의 전 이 대통령은 새벽 6시에 시장에 도착해 이성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 사장의 안내로 채소동, 과일동, 경매동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상인,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고 오이, 애호박, 버섯, 복숭아 등의 가격을 직접 물어보는 등 추석 물가를 꼼꼼히 챙겼다.
이에 상인들은 커피와 막걸리 등을 대접하며 이 대통령을 반겼고, 이 대통령도 복숭아 2상자를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시장을 모두 돌아본 뒤에는 수행한 참모 및 장.차관들과 함께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이 대통령은 식당에서 만난 한 노점상 여성과 대화를 나누며 미소금융에 대해 설명했고, 이 여성이 "43년 장사했는데 이제 죽어도 원이 없다. 가실 때 선물이나 하나 달라"고 하자 차고 있던 '청와대 손목시계를 즉석에서 풀어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장희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윤증현 기획재정, 이주호 교육과학기술, 진수희 보건복지, 유정복 농수산식품, 최경환 지식경제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동선 중기청장 등 정부 관료들과 강만수 경제특보,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이 동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