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 한 사람 얘기에 청와대가 대응해야 하냐""여당과 청와대가 지면 통해 충돌하는 게 적절한지…"
  • "청와대에 차지철이 다시 돌아온 게 아닌가"란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1일 발언을 접한 청와대는 공식반응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나 "여당하고 청와대가 이렇게 지면을 통해 (충돌을) 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쓴웃음만 지었다. 이 관계자는 처음 "청와대가 의원들을 협박하고 있다는데 그에 대한 반응은 뭐냐"는 질문을 받자 "그런 발언을 한 적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거듭된 질문에는 웃으며 "금시초문이라서… 일단 상황을 좀…"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여당 일부 소장파 의원들과의 정면충돌이 청와대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청와대가 이들의 공격에 공식입장을 밝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여당 의원 한 사람 얘기에 청와대가 일일이 대응을 해야 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도 보였다.

    이런 겉모습과 달리 청와대 내부의 분위기는 매우 복잡하다. 이날 한 언론에 보도된 "누가 정말로 문제인 건지 한번 따져보자"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처럼 내부에선 여당 소장파의 공격에 적잖은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집권 후반기 구상이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어그러지면서 청와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상황에서 여당 소장파의 공격은 '울고 싶은 데 뺨 때린 격'이나 다름없다. 청와대가 고위 관계자란 익명을 걸어 여당 소장파를 정면으로 받아친 것도 이런 내부의 분위기가 일정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고위 관계자도 "한번 따져보자"는 게 청와대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청와대 내부에선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를 공격하는 여당 소장파의 비판에 '어이없다'는 반응이 많다. 한 관계자는 "낙마된 사람들을 추천한 사람들이 누군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여당 소장파와 이 문제로 정면충돌을 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처음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사찰' 문제가 터졌을 때도 청와대 내부에선 남경필 정두언 정태근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물론 옹호도 공존했던 게 사실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가 적지 않다.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이상득 의원 라인과 소장파와 가까운 라인이 있어 청와대의 의견이 통일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들 의원들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청와대도 폭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자칫 이명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