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중진 윤한홍-주호영 지도부에 공개 공세 원조 친윤 불리는 윤한홍은 張 면전서 "절윤""선고 결과부터 봐야" … 반대 목소리도 당내 기반 약한 '장동혁 길들이기' 분석도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8차 전국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8차 전국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내부가 연일 시끄럽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미 직접 당의 운영 계획을 설명했음에도 일부 중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요구하고 나서자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최고위원은 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장 대표가 중진 의원들을 일일이 직접 만나고 지방선거 전까지 계획을 설명드렸는데도 계속해서 절윤(絶尹)을 공식 석상에서 주장하는 것이 당을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된 지 이제 갓 석 달이 지났는데 방향을 더 지켜봐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원조 친윤(친윤석열)으로 불리는 3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연일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청산을 주장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국민의힘 주최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 평가 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인연,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며 "국정 마비가 계엄의 원인이라는 얘기는 더는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주요 원인으로 탄핵과 특검을 남발한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주를 꼽은 장 대표 면전에서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편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공개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계엄이란 헌정 농단이 이 대통령의 국정 농단보다 더 큰 죄"라며 "원죄를 씻지 않고서 비판만 하는 건 내로남불"이라고 언급했다. 

    국회부의장인 6선 주호영 의원도 전날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당이 지리멸렬하고 방향도 국민의 민심과 많이 다르게 가는 것 같다"며 "윤 전 대통령이 폭정을 거듭했고 탄핵 사유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 ▲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러한 당내 반응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이미 당을 떠나 감옥에서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발도 거세다. 

    여권이 특검을 매개로 연일 '내란 프레임' 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사과'라는 땜질 처방으로 뒷걸음치는 것은 필패라는 인식이다. 

    우선 윤 전 대통령 등의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이라는 절차에 앞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란 공세에 휩쓸리면 결국 정당 해산이라는 쓰나미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당 지도부가 현 기조를 '대여 투쟁'으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내란이라고 하는 것은 민주당이 만들어낸 정치적 레토릭"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고, 공개 절연을 선언할 거면 재판 결과가 나온 다음에 판단해도 된다. 이미 장 대표가 설명했던 내용"이라고 전했다.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윤 의원에 대해서는 당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윤석열 정권에서 핵심 인사로 불리면서도 잘못된 흐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던 사람이 이제 와서 공격 방향을 돌린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상규 국민의힘 서울 성북구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원조 친윤 윤한홍님, 진정성 있게 국회의원직 즉시 사퇴해 원죄를 씻어내십시오"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를 당의 핵심 지역 기반인 영남 중진 의원들이 길들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장 대표의 방향성을 공개적으로 저격한 윤 의원은 경남 창원, 주 의원은 대구가 지역구다.

    장 대표가 비교적 국회 경험이 짧다는 점도 생각이 다른 중진 의원들을 설득하기 버거워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2022년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의원직을 사퇴하고 지방선거에 출마하며 공석이 된 충남 보령·서천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첫 입성했다. 2024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1.5선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영남을 지역으로 둔 중진 의원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당에서 크게 작용하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면서도 "사과하고 절윤하자고 주장하기는 쉽다. 그것을 짊어지고 정치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 당대표에게 시간을 좀 줘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